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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하락 증시 어떻게 대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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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하락 증시 어떻게 대처할까

입력
2002.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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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하락은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켜 결국 기업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달러 가치 하락으로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 매력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원ㆍ달러 환율이 급강하하면서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에 따른 증시 영향과 관련, 투자자들의 주판알 튕기기가 분주하다. 환율하락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의 수출 회복이 더욱 지연될 것이라는 지적이 있는 가 하면, 환율하락으로 인한 기업 실적 악화는 미미하다는 것이 반론도 상당하다. 또 달러화 가치의 하락으로 국제 투자자금이 미국에서 이머징마켓으로 이동하고 우리나라도 그 수혜를 입게 될 것으로 보는 견해도 적지 않다.

■수출단가 인상, 제조업 수출주 악재

환율하락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은 아직 수출 회복이 본격화하지 않은 가운데 최근 원화 강세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는 점에 주목한다. 우리나라 경제 펀더멘털의 개선을 감안하면 환율 하락은 불가피한 일이지만 그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것. 지난달 1,300원을 하향 이탈한 원ㆍ달러 환율은 최근 1,250원대마저 위협받고 있다. 전경련이 수출 관련 기업 200여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올해 손익분기점 환율은 1,247원.

실제로 삼성증권이 21일 원ㆍ달러 환율이 1,250원에서 1,150원까지 떨어질 경우 기업 수익 변화를 조사한 결과 제조업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최고 15%나 감소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자동차, 철강, 전자업종 등은 원화 강세로 인해 영업마진이 크게 위축될 수 밖에 없다는 것. 다만 비제조업은 오히려 순이익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금융주가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수출회복은 그동안 내수 부양에 의한 경기 회복의 한계를 극복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는 점에서 자칫 전반적인 경기회복 시나리오를 다시 짜야 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올해 하반기부터는 수출 회복세가 가시화할 것이라는 전망아래 내수주보다는 수출 관련 종목들의 상승 탄력이 높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급격한 환율하락으로 수출 변수가 불투명해진 만큼 다시 내수주가 각광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익영향 미미, 세계경기 회복 신호

그러나 환율하락이 실제 주식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반론도 많다.

현대증권은 이날 원ㆍ달러 환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부정적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원화만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수출 경쟁국 통화가 동반 강세여서 경쟁력 약화를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특히 우리나라 수출 주력기업의 경쟁력이 최근 가격에서 품질 및 브랜드 우위로 이전되고 있어 환율하락에 따른 수출 물량 감소는 미미하다는 분석이다. 오히려 외화 표시 부채가 많은 기업이나 수입 업체들은 환율하락에 따른 수혜로 실적이 더욱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현대증권은 이에 따라 항공, 전기가스, 철강, 정유업종을 원ㆍ달러 수혜업종으로 꼽았다. 다만 반도체, 이동통신단말기, 조선, 자동차, 전자부품, 해운업종은 다소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내다 봤다. 그러나 이 경우도 손익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만큼 주가 하락시엔 저가 매수 기회로 삼을 것을 주문했다.

LG투자증권 이덕청 팀장은 달러화 약세를 전세계적인 경기 회복 신호로 해석한다. 지난해까지도 전세계 경제가 침체되며 국제 투자 자본이 미국으로 집중됐던 것이 최근 유럽과 아시아의 경기 회복 가능성이 커지면서 비(非)달러 통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 따라서 환율하락으로 인한 수출 단가 인상보다 세계 경제회복에 따른 수출 물량 증대 효과가 더 클 것으로 내다 봤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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