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잉글랜드의 평가전이 열린 21일 서귀포시 제주 월드컵경기장 주변에는 하루종일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한국의 상대가 바로 훌리건(광적인 축구팬)의 원산지격인 잉글랜드였기 때문이다.머리카락을 완전히 밀어버린 스킨 헤드가 대부분인 영국의 훌리건들은 상대팀 선수와 응원단을 비난하는 것은 물론 심할 경우 칼이나 쇠파이프 같은 흉기로 위협을 가하는 등 폭력적인 행동으로 악명이 높다.
지난 해 초부터 유럽 정보기관 등을 통해 훌리건 혐의자 명단을 건네받는 등 훌리건 대책을 놓고 부심했던 월드컵 안전대책통제본부는 이날 평가전이 한일월드컵축구대회 안전대책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고 실제와 다름없는 안전대책을 세웠다.
훌리건 혐의자 2,700여명의 명단을 통보받아 공항 입국단계서부터 철저하게 가려내는 한편 이날 오전부터 2,000여명의 경찰 병력이 동원돼 경기장 주변을 겹겹이 에워쌌다. 그리고 경기장 문이 열린 오후 4시부터는 아예 차량통행을 금지했다.
특히 전날 한 영국인 훌리건 혐의자가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려다 강제출국을 당했던 터라 경찰측은 경기장을 찾은 외국인들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는 등 잔뜩 긴장한 표정이었다.
안전대책통제본부의 한 관계자는 “훌리건이 경기장으로 들어올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일반 팬들이 경기도중 흥분해 과격한 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경기 도중에도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서귀포=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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