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선(崔圭善)씨와 함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3남 홍걸(弘傑)씨와 각종 기업체간 핵심 연결고리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김희완(金熙完)씨가 21일 밤 전격 검거됨에 따라 홍걸씨의 이권개입 실체가 명확히 드러나는 등 검찰 수사가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김씨는 정치인 출신으로 여·야를 넘나드는 폭 넓은 인맥을 보유하고 있어 그 동안 홍걸씨와 정·관계 인사들간 매개 역할을 해왔을 것으로 추정돼 왔다.
실제로 그는 2000년 7월 최씨와 함께 유상부 포스코 회장과 홍걸씨간 만남을 주선하고 직접 영빈관에서 열린 만찬에 참석한데 이어 이후 홍걸씨의 벤처투자기업 설립시도 과정에서 포스코의 전폭적인 지원을 이끌어내는 데 상당한 역할을 맡았었다.
그는 또 최씨를 TPI대표 송재빈씨에게 소개시켜 줬으며 TPI의 사업권자 선정 이후에는 주식 2만3,000주를 운전사 등 명의로 차명관리하는 등 TPI의 체육복표 사업권자 선정과정에도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이 밖에도 지난해 3월 경찰청 특수수사과의 대형병원 수사당시 수사무마 대가로 C병원으로부터 현금 1억5,000만원과 벤처 주식 14만주를 받아 최씨와 최성규 전 총경 등과 나눠갖기도 했다.
김씨는 최씨에 대한 검찰 수사가 임박하자 지난달 10~13일 서울 시내 모 호텔에서 열린 대책회의에 참석, 최 전 총경 등과 함께 최씨의 해외밀항 등을 논의한 뒤 자취를 감췄으며 체포영장이 발부된 지난달말 이후에는 아예 검찰과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그는 잠적 도중에도 청와대 인사 등에게 전화를 걸어 협박성 구명로비를 벌여 이목을 끌기도 했다. 검찰은 당장 이날부터 김씨를 상대로 밤샘조사에 착수, 늦어도 23일에는 구속한 뒤 홍걸씨 관련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한편, 이날 1999년 8월~2001년 초 거액의 뭉칫돈이 TPI와 송씨 주변 계좌에서 인출돼 문화관광위 소속 의원들에게 후원금으로 건너간 사실이 확인돼 이 돈이 후원금을 가장한 사실상 로비자금인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TPI의 기부금 내역서에 따르면 길승흠(吉承欽) 신기남(辛基南) 신낙균(申樂均) 의원 등 민주당 의원에게 최고 900만원까지 후원금이 집중됐고 한나라당에는 정당후원금 5,000만원이 뭉칫돈으로 들어가는 등 합법적 로비자금만 1억원이 훌쩍 넘는 것으로 밝혀진 상태다.
검찰은 송씨가 개인적으로 제공한 미신고 후원금이 상당액에 달할 것으로 보고있어 금명간 정확한 로비자금의 규모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박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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