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악연을 한국에서 끊겠다. 우승하러 왔다.’ 무적 함대 스페인이 월드컵 예선전을 한국에서 치를 15개국 중 가장 먼저 입국했다. 스페인의 첫 입국으로 한국에서의 월드컵은 사실상 시작됐다.호세 안토니오 카마초 감독과 골게터 라울 곤살레스 등 대표선수단 45명을 포함, 총 150여명은 21일 오후1시40분께 이베리아(IB) 에어라인 전세기를 통해 김해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곧바로 훈련캠프지인 울산 서부구장 내 현대 스포츠클럽하우스로 이동했다. 울산시가 마련한 간단한 환영행사에 참석한 스페인 선수단은 공식 인터뷰 없이 곧바로 휴식에 들어갔다.
스페인은 다음달 24일까지 총 35일 동안 울산에 캠프를 차치고 사상 첫 월드컵 우승을 위한 담금질에 들어간다.
스페인은 23일 실업 축구팀인 울산 미포조선과 비공개 친선경기, 25일 프로 축구팀 울산현대와 공개 친선경기를 갖는다. ‘축구의 나라’ 스페인은 친선경기 2경기를 현지에 생중계할 정도로 축구 대표팀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대회 득점왕을 노리는 골잡이 라울에 대한 인기는 최근 입국한 잉글랜드의 데이비드 베컴, 마이클 오언 못지 않았다. 라울이 입국장에 들어서자 사인을 받으려는 국내 축구팬 수십명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경찰의 통제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이밖에 월드컵 데뷔 무대를 갖는 디에고 트리스탄과 94년 월드컵 한국과의 경기에 출전, 한국팬에게 잘 알려진 철벽수비수 페르난도 이에로 등도 깔끔한 회색정장 차림으로 사진기자들을 위해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하지만 표정은 12시간 이상 소요된 비행 탓에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화장품 병을 떨어뜨리는 바람에 불행하게 발을 다쳐 막판 엔트리에서 제외된 골키퍼 산티아고 카니자레스는 목발을 한 채 선수단 맨 끝에서 나왔다. 스페인 축구협회는 카니자레스를 선수단 임원으로 합류시켜 동행했다.
여동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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