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업계의 1위싸움이 치열하다.최근 1,2위를 다투는 IT업체들 사이의 선두 싸움이 상호 비방에서 법적 대응까지 물고 물리는 난투극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최근 치열한 1위 싸움을 벌인 대표적인 업체는 디지털카메라업체인 올림푸스한국과 코닥코리아, 이동통신업체인 KTF와 SK텔레콤.
올림푸스한국과 코닥코리아는 디지털카메라 시장의 선두업체 자리를 놓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까지 하는 소동을 빚었다. 사건의 발단은 양사의 광고. 코닥코리아는 올해 2월 ‘디지털카메라 7년연속 국내판매 1위’, 올림푸스한국은 ‘지난해 국내판매 1위’라는 광고를 실시하며 상대방의 광고가 허위라고 주장, 팽팽히 맞서다 급기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공정위는 관련업체들이 제출한 실적 자료를 검토한 끝에 최근 코닥코리아의 손을 들어줬다. 올림푸스한국측이 시장조사기관인 GFK마케팅코리아에서 서울,경기지역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를 전국자료인양 과장했다는게 판결 결과였다. 싸움은 승리했지만 맞고소까지 치달으며 서로 흠집을 낸 만큼 이겨도 개운치 않다는게 코닥코리아측 설명이다.
이동통신업계에서도 휴대폰을 이용한 IMT-2000 세계 최초서비스를 놓고 SK텔레콤과 KTF가 상호 비방전을 벌였다. KTF는 최근 휴대폰을 이용한 IMT-2000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다고 발표해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SK텔레콤은 KTF의 이 같은 발표가 “완전 테스트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말만 앞선 기술”이라며 진정한 세계최초의 IMT-2000 휴대폰 서비스가 아니라고 비방했다. KTF는 “세계 최초 자리를 빼앗기다보니 억지를 쓰는 것”이라며 오히려 “SK텔레콤의 기술력에 문제가 있어서 상대방도 그렇게 보는게 아니냐”며 역공을 폈다.
문제는 이러한 1위싸움들이 이용자들에게 호소력을 얻지 못한다는 점이다. 벤처업체에 근무하는 김준홍(30)씨는 “1위가 중요한게 아니라 믿을 수 있는 제품으로 기업의 신뢰를 높이는게 중요한 것 아니냐”며 “업체들은 이용자들이 알아주지 않는 실속없는 1위싸움보다는 제품과 서비스의 내실을 다지는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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