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지막 담금질이 시작됐다. 스페인을 시작으로 국내에서 조별 예선전을 갖는 15개국(한국제외)의 준비 및 훈련캠프가 속속 차려지면서 월드컵 열기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규정에 따르면 본선 진출팀은 최소한 경기 개최 5일전까지 개최국에 도착, 훈련캠프를 설치해야 하지만 대부분의 팀들은 최상의 성적을 위해 미리 현지에 준비캠프를 차려놓고 훈련에 들어간다.
21일 낮 부산 김해공항을 통해 가장 먼저 입국한 스페인대표팀은 곧바로 울산으로 이동, 서부구장에 준비캠프를 차리고 적응훈련에 돌입했다. 23일에는 한국의 예선 첫 상대인 폴란드가 대통령전용기를 타고 청주공항에 들어온다. 물과 소시지 등 800㎏ 상당의 음식물도 함께 공수해 온다. 폴란드는 대전 삼성화재 연수원에 숙소를 두고 인근 시설관리공단 운동장에서 훈련을 시작한다.
미국도 24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 미사리구장에 캠프를 두고 본선 조예선에 대비한다. 가장 늦게 입국하는 팀은 한국의 마지막 상대인 포르투갈. 현재 마카오에서 전지훈련중인 포르투갈은 30일에 입국, 육사구장에서 훈련을 한다. 첫 경기가 6월5일로 예정돼 있어 느긋하게 들어오는 것이다.
각국의 준비 및 훈련캠프가 3곳씩 들어서는 서울과 울산은 손님맞이로 분주하다. 특히 울산의 경우 브라질(미포구장) 스페인(서부구장) 터키(강동구장) 등 쟁쟁한 팀이 집결, 뉴스의 초점이 될 전망이다. 울산시는 선수단과 각국 취재진의 대거 방문으로 1,000억원대의 월드컵 특수를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6일 들어오는 브라질은 울산시 현대 호텔의 2개층을 통째로 세냈고, 스페인은 울산 현대구단 숙소 방 70개를 빌렸다.
프랑스 미국 포르투갈 등 3개팀 캠프가 설치되는 서울의 경우 지방도시와의 연계교통이 좋고 최고급 호텔이 많은 데다 연습구장도 널려 있어 각국이 선호한다. 서울 워커힐 호텔에 여장을 푸는 프랑스는 전용미팅룸과 라운지를 갖춘 더글러스룸 65개(하루 숙박비 45만원)를 사용하며 구리 LG구장에서 컨디션을 조절한다.
군단위 지역에도 캠프가 마련된다. 일본에서 적응훈련을 한 뒤 27일 김해공항으로 입국하는 덴마크팀은 곧바로 남해로 출발한다. 남해군이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잔디구장(스포츠파크)을 앞세워 유치한 것이다. 슬로베이아와 중국도 각각 제주시와 서귀포시에 캠프를 차려 컨디션 조절을 겸한 적응훈련을 한다.
■일본
일본의 월드컵 열기가 한국보다 한발 앞서 달아오르고 있다. 일본에 준비 및 베이스(훈련)캠프를 차리는 24개국 대표팀의 입국 행렬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14일 코스타리카가 32개 본선진출국 중 처음으로 미에(三重)현 스즈카(鈴鹿)시에 준비캠프를 차린 데 이어 21일 현재 각 지역에 15개의 준비캠프가 설치됐다.
이탈리아 독일 등 나머지 대표팀들도 마지막으로 러시아와 잉글랜드가 입국하는 26일까지 차례로 도착해 본격적인 현지 적응훈련에 돌입한다. 프랑스 덴마크 등 한국에서 조 예선을 치르는 7개 팀은 일본에준비캠프를 설치, 워밍업을 한 뒤 개막 직전 한국으로 이동, 훈련캠프를 차릴 계획이다. 일본도 21일 시즈오카(靜岡)현 이와타(磐田)시에 준비캠프를 차리고 마지막 컨디션 점검에 들어갔다.
대회 2연패를 노리는 프랑스, 아프리카의 강호 나이지리아, 카메룬 및 덴마크 등 4개 팀이 동시에 입국한 20일 일본 열도의 월드컵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우승후보인 아르헨티나를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세네갈은 16일, 튀니지와 우루과이는 17일, 에콰도르 18일에 일본에 들어왔다. 파라과이도 19일 이미 도착해 축구팬들과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일본 내 캠프지는 전국에 걸쳐 27개. 카메룬 크로아티아 튀니지가 캠프를 각각 두개 씩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독일 스웨덴 등이 따뜻한 남쪽 규슈(九州)섬을 캠프지로 골랐고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등이 도쿄와 가까운 지역, 크로아티아 멕시코 파라과이 아일랜드 등이 북쪽 혼슈(本州)섬에 캠프를 차렸다. 가장 인기가 높은 캠프지는 축구의 고장 시즈오카. 일본을 비롯한 러시아 세네갈 우루과이가 시즈오카를 선택했다.
한편 준비캠프를 유치한 27개 지방자치단체는 각국 대표팀을 위해 지출할 비용이 총 31억 6,000만엔(약 310억여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보 및 경제효과를 노리고 경기장 숙박시설 활동비 등의 제공을 유치미끼로 내세운 데 이어 안전비용과 팀 체제비까지 떠맡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업 등을 대상으로 한 모금액수가 기대에 못미치는 데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선수 노출과 광고를 엄격히 제한해 재정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준비캠프와 훈련캠프 차이
준비캠프와 베이스(훈련)캠프의 차이 월드컵 개막 후 첫 경기를 기준으로 5일 이전에 개최국에 차리는 것이 준비캠프이고 5일이내 마련하는 것은 훈련캠프다. 준비캠프의 경우 각 팀이 숙박이나 운동장 사용 등에 대한 경비를 부담하지만 훈련캠프는 대회조직위원회에서 모든 비용을 부담한다.
한일 양국이 유치를 위해 경쟁을 벌였던 준비 및 훈련 캠프는 일본에 23개국, 한국에 17개국이 차렸다. 본선진출 32개국보다 많은 이유는 잉글랜드처럼 준비캠프를 서귀포(19~25일)에 뒀다가 예선전이 있는 일본으로 옮기는 등 일부 국가가 중복 설치했기 때문이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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