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TPI)의 집중 로비 대상에 국회 문화관광위 소속 의원뿐 아니라 의원 보좌진도 포함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이권 개입’ 등 일부 보좌진의 비리 의혹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1999년 체육복표 관련법인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통과되는 과정에서 타이거풀스를 도운 국회의원 보좌관(4급)ㆍ비서관(5급) 비서(6ㆍ7ㆍ9급) 중 일부는 타이거풀스의 임직원으로 자리를 옮겨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 등을 챙겼다.
특히 한 의원의 전직 보좌관은 체육복표 지역 판매사업권을 따냈다는 얘기도 있어 검찰의 진위 규명이 주목된다. 보좌진 중 일부는 의원 비서실에 그대로 근무하면서 주식이나 금품을 받았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한나라당 의원의 보좌관은 “일부 보좌관은 타이거풀스측으로부터 수천 주의 주식을 차명으로 받았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의 보좌관은 “한 의원의 전직 보좌관이 복표 판매사업권을 따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보좌관들이 주식이나 판매사업권 등을 따냈다면 사실상 수 천만원대 이상의 금품을 챙긴 셈”이라고 말했다.
국회의 다른 관계자는 “타이거풀스로 직장을 옮긴 보좌진이 국회에 남아있는 보좌진에게 술과 식사 대접 등을 자주 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털어놓았다.
의원 보좌진으로 있다가 타이거풀스로 자리를 옮긴 사람은 6~7명에 이른다. 민주당 소속 신낙균(申樂均) 전문화관광부장관의 15대 의원 시절 비서관인 성모씨는 99년11월 TPI 전무로, 한나라당 이경재(李敬在) 전의원의 입법보조원 신모씨는 99년11월 TPI 과장으로 영입됐다.
한나라당 강용식(康容植) 이원창(李元昌) 의원 보좌관을 잇따라 지낸 정모씨는 TPI와 합병한 로토토 이사로 진출했다.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의원의 여비서 권모씨는 2001년8월 TPI 커뮤니케이션에 입사했다. 민주당 실세 의원의 방에 잠시 근무했던 K모씨도 TPI에취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좌진의 이권개입 현상은 다른 상임위에서도 자주 볼 수 있다. 민주당 의원의 한 보좌관은 “건설업자에게 공무원을 소개시켜 관급공사를 딸 수 있도록 도와준 뒤 자투리 땅, 상가 등을 특혜 분양 받은 보좌진이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며 “경제관련 상임위 보좌진 일부는 특혜 대출에 관여해 금품을 챙기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대다수 보좌관들은 그전보다 수준이 높아져 의정활동을 성실히 돕고 있다”면서도 “일부 보좌관들의 브로커 행태를 막기 위해 보좌진 윤리규정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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