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업(金弘業) 아태재단 부이사장의 고교 동기인 김성환(金盛煥)씨가 서울 강남의 김 부이사장 개인사무실로 유력 건설업체 임직원을 불러 사업편의와 관련 금품제공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이러한 사실은 김씨가 김 부이사장의 묵인 또는 공모하에 기업체를 상대로 한 이권개입에 관여했다는 유력한 정황이어서 검찰수사가 주목된다.
대기업 산하 건설업체 고위임원 A씨는 21일 “2000년 4월 김씨가 ROTC 동기인 부하직원을 통해 찾아와 김 부이사장의 역삼동 사무실에 한번 들러 달라고 했다”며 “며칠 뒤 역삼동 사무실로 갔더니 김씨가 ‘공사수주에 편의를 봐 주겠으니 현금 1~2억원 또는 월 1,000만원 한도의 법인카드를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A씨는 이어 “김씨에게 김 부이사장을 만나게 해달라고 했으나 김씨는 오히려 그룹 오너를 소개해달라고 해 얘기 자체가 결렬됐다”고 말했다.
A씨는 “당시 사무실에 김 부이사장은 없었으나 김씨나 사무실 직원들의 태도에서 배후에 김 부이사장이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덧붙였다.
A씨는 또 “우리 회사 외에도 김씨가 ROTC 출신인사를 통해 D건설과 또다른 D건설, N토건, S토건 관계자들에게도 사무실 방문을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 회사는 모두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와 관련, 대검 중수부(김종빈ㆍ金鍾彬 검사장)는 김씨와 100억원대 자금거래를 해온 평창종합건설의 김모 전무로부터 “지난해 5월 무혐의 종결된 울산지검의 평창종건 내사사건을 무마해준 대가 등으로 같은 해 8월 김씨에게 2억원의 어음을 줬다”는 진술을 확보, 김씨의 검찰로비여부를 조사중이다.
이에 대해 당시 수사팀 관계자는 “대검에서 첩보를 받아 평창측에 대한 압수수색까지 벌였으나 범죄의 혐의가 드러나지 않아 내사 종결했다”며 “내사과정에 고위층으로부터 어떠한 압력도 없었다”고 밝혔다.
손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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