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대표팀의 국제 경기(A매치)가 4년 만에 처음으로 방송3사를 통해 동시 생중계된다.KBS MBC SBS 등 방송3사는 21일 오후7시 제주 서귀포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한국월드컵대표팀과 잉글랜드 대표팀의 친선경기를 ‘순번 중계’ 원칙을 깨고 동시 생중계한다.
국가대표팀 A매치가 동시 생중계되는 것은 1998년 6월25일 프랑스월드컵 한국-벨기에 전 이후 정확히 3년11개월, 65경기 만의 일이다.
원래 A매치는 중복편성과 전파 낭비를 막기 위해 방송3사가 순번을 정해 중계해온 것이 관례. 특히 17일 한국-스코틀랜드 전이나 이번 잉글랜드전처럼 대한축구협회가 주관하는 친선경기는 협회가 직접 나서 교통정리를 해왔다.
방송3사는 그러나 이번 잉글랜드전이 월드컵을 불과 10일 앞두고 열리는 데다 데이비드 베컴, 마이클 오언 등 세계적인 톱 스타가 대거 출동하는 빅 게임이라고 판단, 일찌감치 동시 생중계를 결정했다.
현재까지 전적으로는 MBC가 약간 앞서는 상태.
17일 MBC가 단독 중계한 한국-스코틀랜드전 시청률이 29.4%를 기록, 올해 열린 A매치 13개 경기 중계에서 1위를 차지했다.
KBS는 21.8%(4월27일 중국전)로 2위, SBS는 19.9%(4월20일 코스타리카전ㆍ이상 TNS미디어코리아 집계)로 3위.
게다가 MBC는 방송3사가 동시 생중계한 프랑스월드컵 한국전 3경기에서도 모두 시청률 1위에 올랐다.
SBS와 KBS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SBS는 프랑스월드컵 때 MBC에서 활약한 송재익 캐스터-신문선 해설위원 콤비를 2000년 말 영입, 지난해 1월 홍콩 칼스버그컵대회 때부터 중계를 맡겨왔다.
KBS는 거스 히딩크 감독 부임 직전까지 국가대표팀 감독(98~2000년)을 지낸 허정무 해설위원의 현장 감각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잉글랜드전에는 방송3사의 간판 스타들이 모두 출동한다.
SBS는 당연히 신문선-송재익 콤비를 내세우고, KBS는 허정무 해설위원과 서기철 아나운서가 호흡을 맞춘다.
MBC는 차범근 해설위원을 확정한 상태에서 임주완 캐스터와 최창섭 아나운서 중에서 한 명을 투입할 예정이다.
방송3사가 이처럼 잉글랜드전에 사운(社運)을 걸다시피 하는 것은 잉글랜드전 시청률이 각 사별 700억~1,000억원으로 예상되는 월드컵기간 동안의 광고수입을 판가름하기 때문.
대부분의 광고주들은 방송3사의 잉글랜드전 시청률에 따라 자사 CF를 내보낼 방송사를 결정할 예정이다.
18일 모 방송사와 광고주들의 골프모임에 참석했다는 한 캐스터는 “어차피 방송3사의 광고단가가 똑 같은 이상 광고주로서는 한 명이라도 더 많이 보는 채널을 선택할 것”이라며 “잉글랜드전 중계를 위해 서귀포로 향하는 마음이 결코 가볍지 만은 않다”고 말했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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