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시한(5월25~29일)을 앞두고 국회 의장단 및 주요 상임위 자리를 둘러싼 각 당의 대립이 격해지고 있다. 특히 함석재(咸錫宰) 의원의 자민련 탈당에 따른 감정 싸움과함께 서울ㆍ경기ㆍ전북 등 광역단체장 선거에 나선 후보(3명)들의 의원직 사퇴(28일)까지 맞물려 원 구성 등 정국 현안에 대한 각 당의 입장 조율은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한나라당 이규택(李揆澤), 민주당 정균환(鄭均桓), 자민련 김학원(金學元) 총무는 20일 오전 이만섭(李萬燮) 국회의장 주재로 3당 총무회담을 열었으나, 각 당의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 총무는 회담에서 “25일과 29일로 각각 예정된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선거의 법정기일을 지켜야 한다”면서 “이것이 어렵다면 의장만이라도 29일까지 선출하자”고 촉구했다. 그러나 정 총무는 함 의원 탈당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며 “오늘은 상견례만 하고 앞으로 자주 만나 논의해보자”며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다만, 이 의장과 김 총무가 “의장단은 국회법 정신에 따라 자유투표로 하자”고 제안한 것과 관련, 이 총무는 “당에서 검토해봐야 한다”며 즉답을 피해 여운을 남겼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은 서청원(徐淸源) 대표 주재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정치적 이해관계로 인한 국회 공백을 막기 위해 원 구성 법정시한은 준수돼야 한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시간 끌기를 통해 의장단 구성을 6월 지방선거 이후로 미루려는 민주당의 기도는 ‘국회마저 폐쇄시켰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월드컵 손님맞이를 위해서라도 국회 기능이 마비되는 ‘식물국회’가 돼선 안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반면, 민주당은 원내대책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따라 갖고 “한나라당과 이회창(李會昌) 후보가 ‘의원 빼가기’를 통한 의회 파괴와 국회장악 음모를 꾸미는 상황에서 원 구성 협상을 진행하긴 어렵다”고 당론을 모았다.
특히 “후반기 원 구성은 전반기 원 구성과 같은 원칙에 따라 하되, 의장은 개혁정책을 뒷받침할 수 있는 인물이 선출돼야 한다”며 한화갑(韓和甲) 대표와 정 총무 등 5명의 최고위원에게 원 구성 협상전략 전권을 위임, 야당 공세에 적극 대응키로 했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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