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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가 4인 월드컵맞이 기획전 / 한국미학의 정체성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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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가 4인 월드컵맞이 기획전 / 한국미학의 정체성을 찾아서

입력
2002.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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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밀레니엄 시대에 지필묵(紙筆墨)과 함께 하자니 짙은 안개 속을 헤매는 것처럼 앞이 보이지 않는다. 나의 본향을 생각하면 자연이란 큰 스승과 함께 한 지 오랜 세월이라, 그 본질이 바뀐 것은 하나도 없다. 하지만 현실은 혼돈으로 병이 들지 않았나…”(박대성의 ‘작업일지’에서)21세기 한국화의 정체성을 어디서 찾을 것인가. 이 물음을 추구해온 대표적 한국화가 4인의 합동 전시회가 24일~6월 16일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린다.

가나아트센터가 월드컵을 맞아 방한할 외국인들에게 우리 현대미술의 고유성과 독창성을 보여주자는 의도에서 기획한 전시기이도 하다.

참여 작가는 김병종 박대성 이왈종 이종상 등 중견ㆍ중진 작가로 50여 점의 신작을 선보인다. 모두 전통 수묵채색화를 현대적 조형의식으로 혁신적이면서도 한국적 정체성을 일관되게 추구해왔다는 평가를 받는 작가들이다.

김병종은 80년대 인간의 모습을 탐구한 ‘바보 예수’ 연작으로부터 ‘송화분분’ 등 자연을 노래한 근작 시리즈 ‘생명의 노래’까지, 거칠고 굵은 강한 필선에서 넘치는 기가 느껴지는 작품들을 내놓았다.

“탈중국비서구(脫中國非西歐)의 텁텁하고 토장국 맛 나는 그림을 그려보고 싶었다”는 것이 작가의 말이다.

전통적 실경산수의 맥을 이으면서도 현대적 감각으로 신진경산수(新眞景山水)의 세계를 펼치고 있다는 평을 받는 박대성은 단순소박한 치졸미와 여백미를 강조한 ‘사유의 여백’ 시리즈를 출품했다.

이왈종은 10여 년 넘게 계속해온 ‘제주 생활의 중도(中道)’ 주제의 신작을 보여준다.

동서 어느 곳의 화법에도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화풍의 그는 특히 이번 전시에서 제주의 골프장 풍경을 특유의 상상력과 결합한 작품들을 선보여 주목된다.

이종상은 닥지화, 동유화, 장지벽화 등 누구보다 다양한 기법과 실험으로 한국미술의 뿌리와 자생성을 탐구해온 작가.

“보이는 것은 다 그릴 수가 없어도 느껴서 생각하는 것은 다 그릴 수가 있는 그림”을 추구한다고 말하는 그는 서구 추상화를 연상시키면서도 먹의 힘과 여백의 아름다움이 큰 울림을 주는 ‘원형상(源形象)’ 최근작을 내놓았다.

가나아트센터는 이들 한국화가 4명의 신작전과 함께 29일부터 6월 10일까지는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서 서양화가 오수환의 작품과 김종학 화백이 수집한 보자기 컬렉션을 보여주는 ‘또 다른 한국’전도 연다. 전시기간 중 국악인 황병기 김영동 등의 공연도 마련된다. 문의 (02)720-1020

하종오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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