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체육진흥법 개정과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을 전후해 주무부처인 문화관광부와 국회 문화관광위원회가 복표사업 운영주체를 놓고 상당한 갈등을 빚었다는 보도(본보 20일자 31면)는 최규선-김홍걸 커넥션이 정ㆍ관계까지 깊숙이 닿아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체육복표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과정은 의문투성이다. 우선 전년도에 문광위 소속 상당수 의원들이 반대해 처리가 보류된 법안이 9개월 후 14대 1의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된 이유를 알 수 없다.
또 문광부장관이 당정협의를 거쳐 상정된 안에 대해 돌연 반대의사를 밝히며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사업주체가 돼야 한다고 주장한 배경도 의심스럽다.
당시는 타이거풀스 송재빈사장이 국회의원들에게 거액의 금품을 뿌리고 골프 접대 등의 향응을 제공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던 때였다.
최규선씨가 “관계기관에 청탁해 타이거풀스가 사업자로 선정될 수 있게 도와달라”는 송씨의 청탁을 받고 타이거풀스 주식을 요구해 홍걸씨와 나눠가진 것은 이미 검찰 수사로 밝혀졌다.
이는 최규선-김홍걸-송재빈으로 이어지는 로비가 체육복표 법안의 ‘이상한’ 국회통과와 무관하지 않다는 방증이 아닐 수 없다.
이제 검찰은 홍걸씨가 체육복표 선정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밝혀내야 한다. 또 송씨가 정관계에 펼친 로비의 실체도 규명해야 한다.
타이거풀스측이 2001년 2월 사업자 선정 전후로 정ㆍ관계 출신 인사들을 대거 영입, 스톡 옵션을 제공한 이유와 이들의 역할을 밝히는 것도 검찰의 몫이다.
홍걸씨의 구속이 검찰 수사의 종착역이 될 수는 없다. 타이거풀스의 입법 로비자금 규명은 검찰이 풀어야 할 또 하나의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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