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에 ‘SK 경계령’이 내려졌다. KT 지분입찰에서 SK에 참패한 대기업들은 앞으로 남은 공기업 민영화에서 SK와 또다시 한판승부가 불가피해짐에 따라 ‘SK대응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삼성 등 대기업들은 KT입찰에서 보여준 SK의 행태에 다소 격앙된 분위기다. 미리 패를 보여준 자신들의 안일한 전략을 자책하면서도, 연막작전을 펴다 남의 패를 다 본 뒤 그제서야 본심을 드러낸 SK의 행태가 얄밉기 그지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상도(商道)’ 까지 언급하고 있다.
앞으로 매물로 나올 주요 기업은 한전 발전자회사와 가스공사, 현대석유화학 등. 정보통신과 함께 화학ㆍ에너지 분야를 차세대 주력업종으로 육성하고 있는 SK는 이들 기업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 확실시된다. 이 경우 LG를 비롯해 한화 대림 등과 또 한차례 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기업들은 유공(현 SK㈜)과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에 이어 제2 이동통신(신세기통신), 이번 KT까지 공기업 M&A(인수합병)에 탁월한 노하우를 가진 SK와 대결에 바짝 긴장하면서도, 더 이상은 알짜 공기업을 SK에 내줄 수 없다며 절치부심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 한국이동통신 인수와 신세기 통신 합병 때도 상당한 논란이 있었다”며 “M&A 과정에서 기업간 경쟁과 견제가 심해지면서 이번에도 재계 내 감정대립 등 큰 후유증을 남길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