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 승리를 위해 당리당략에 매달리는 정치가가 되고 있다는 비난이 점점 커져가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 등 미 언론들은 19일 부시가 국가적 지도자에서 공화당 지도자로 스스로 격을 낮추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취임 초기 부시는 “정략이 아닌 원칙”에 의해 나라를 다스리겠다고 공언했다. 실제로 낮은 지지도에도 불구하고 대폭적인 감세 정책을 추진한 데 이어 교육개혁에 관해 진보적인 민주당원과 협상을 벌이기도 했다.
심지어 9ㆍ11 테러 당시에도 그는 최고 명령권자와 공화당 지도자의 두가지 역할에서 균형감각을 잃지 않으려 애썼다.
그러나 부시는 선거 앞에서는 어쩔 수 없이 당원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이미 3월 수입철강에 고율 과세를 매긴 데 이어 지난 주에는 농업보조금을 늘리는 결정을 내려 ‘표’를 위해 자유무역의 원칙을 깼다는 국내외 비판에 직면해 있다.
또 지난 주에는 9ㆍ11 테러 당시 자신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이용해 정치 자금을 거두려 했던 계획이 공개되면서 대통령의 정치적 활동 논란에 불을 붙였다.
이를 두고 정치분석가들은 클린턴 대통령 재임 시절 백악관의 링컨 베드룸에 정치자금 기부자들이 묵었던 사실을 떠올리면서 국가적 재앙까지 이용하는 부시는 클린턴 전 대통령만큼이나 철저하게 정치적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9ㆍ11테러 사전 경고 파문과 관련, 정쟁에 휘말리면서 부시의 정치적 행보는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11월 5일 정치 명운을 건 승부를 위해서라도 이번 파문을 둘러싸고 부시는 물론 공화당 지도부가 총출동, 상원 다수당인 민주당과 한바탕 일전을 치를 태세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부시가 당의 이익을 위해 자신의 약속까지 깨뜨리는 ‘정치적 동물’이라고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병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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