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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기고] 월드컵 시민의식 / '밖으로' 친절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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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기고] 월드컵 시민의식 / '밖으로' 친절하자

입력
2002.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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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종교 인종 언어 등의 차이를 넘어 세계인류가 하나가 되는 지구촌 스포츠 축제, 2002 월드컵대회가 31일 열린다.여러 가지 면에서 앞선 일본과 공동으로 개최하기 때문에 우리에게 불리한 점도 있지만, 이번 월드컵 대회를 온 국민이 합심하여 잘 개최하면 우리나라가 여러 분야에서 일본과 대등한 수준으로 올라가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문제는 세계인에게 비춰질 우리 국민의 문화시민의식이다.

2002 월드컵 문화시민운동중앙협의회가 2001년 말에 월드컵 개최 10개 도시 시민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친절에 대한 문화시민 지수는 1999년에 62.00점, 2000년 62.10점, 2001년 64.61점으로 해마다 향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일본과 비교해 뒤쳐진 실천 과제를 묻는 질문에 대해 '미소를 담은 표정으로 먼저 인사하기'를 첫번째 과제로 꼽았다.

외국인의 경우, 택시 숙박시설 이용시 가장 불편한 점을 의사소통 문제라고 응답하여 외국인에게 친절한 안내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게 한다.

친절이란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과 행동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밝은 표정으로 인사하는 것, 전화를 받고 걸 때 자신의 신분을 먼저 정확히 밝히는 것, 남에게 폐를 끼치거나 도움을 받았을 때 사과나 감사의 표현을 하는 것, 엘리베이터를 탈 때나 출입문을 여닫을 때 뒷사람에 대해 배려하는 것, 외국인을 편견 없는 시선으로 대하는 것 등이 '친절한 사람'의 행동양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우리 국민은 원래부터 친절하지 못한 국민이었을까. 그렇지 않다.

백제와 신라 유물의 와당(瓦當)에 새겨진 그들의 미소를 보면 우리 선조들은 웃음을 잃지 않고 살아왔음을 짐작할 수 있다.

우리 국민은 아는 사람끼리는 세계에 유례없이 친절한 국민일 것이다.

농촌에서 동네사람끼리 상부상조하는 일은 '두레'라는 전통으로 이어져 왔으며, 지금도 농사를 짓는 일에서부터 경조사시 동네사람끼리 서로 돕는 끈끈한 정은 외국인이 부러워 할 정도이다.

그런데 우리는 모르는 사람을 만나면 친절하지 않고 배타적이다. 이는 오랜 농경사회의 폐쇄성 속에서 관습이 된 것으로 생각된다.

외국 사람들은 우리에게 "밖으로 친절하라"는 충고를 자주한다. 이웃끼리의 친절이 밖으로 일상화한다면 우리 국민은 세계에서 가장 친절한 국민이 될 수도 있다.

상업이 발달한 지역이나 나라에서는 친절해야 한다. 친절하지 않고 물건을 팔기 어렵기 때문이다.

친절 그 자체가 경쟁력인 것이다. 우리 나라는 이미 농업국가가 아닌 상업국가이다.

반도체 수출이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고, 교역량이 세계 13위를 점하는 무역국가로서 국제교역이 아니고는 하루도 살아가기 어려운 나라이다.

이제 우리는 친절을 생활화 하여야 한다. 2002 월드컵대회는 세계인에게 우리 국민이 친절한 국민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우리 상품의 국제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김원숙 문화시민운동협의회 기획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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