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추-
섭이가 키를 뒤집어 쓰고 또 소금을 얻으러
왔습니다 난, 엄매 몰래
소금독을 열며
니, 나이 몇 살이고
남사시럽지도 않나 요때기에
지도나 그리고…하며 다그치자
섭이는 갑자기
닭똥 같은 눈물 줄줄 흘리며
소금이 딸아졌는기라 집에
그래서 내가 엄매 몰래 이걸
쓰고 나왔재, 하는 것이었습니다.
■시인의 말
가보지 않은 미래란 믿을 게 못되고 내가 머물고 있는 현재진행형 또한 두통이요 복통이고 설사다.
그래서 물안경 하나 오리발 두 개로 무장을 한 채 유년의 그 등푸른 심해를 헤매고 헤매다 재수좋게 작살로 잡은 기억의 활어들 중 한 마리가 바로 이것이다.
●약력
▲1944년 경남 남해 출생·가톨릭대 의학부 졸업 ▲1998년 월간 '현대시학'으로 등단 ▲가톨릭의대 내과학교실 교수 ▲시집 '요셉 병동' '하늘 목장' '얼음 울음' '산 속의 섬'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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