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어떤 종족은 희한한 유산상속풍습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큰 아들에게는 절대 유산을 물려주지 않는다.그 이유는 이 종족의 결혼풍습 때문이다. 처녀와 총각이 결혼하면 여자는 3일 후 친정으로 돌아가서 애기를 낳은 후에야 남편과 다시 재회해서 살 수 있다.
애기를 낳지 못하면 다시는 시집으로 돌아갈 수 없다. 3일 동안 여자가 임신할 확률은 매우 낮다.
그래서 여자는 남편과의 재회를 위해 다른 남자와 관계를 맺고 애를 낳아 남편을 찾아 간다. 그래서 첫째 아이는 유산상속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것이다.
■무슨 이유로 3일 후 친정으로 돌아가야 하는지 모르나 고약한 풍습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이 풍습에서 독특한 것은 다른 남자와 관계를 맺어 애를 낳고 찾아가면 남편과 다시 살 수 있다는 점이다.
그 사회가 아주 자연스럽게 인정하고 오랜 기간에 걸쳐 관습화해서 이제 그 소수민족의 문화의 일부가 된 것이다. 이들이 스스로 이 풍습을 타기하면 모를까, 다른 민족이 이들을 비난할 수 없다.
■극단적인 예이겠지만 이 종족의 풍습은 중국문화의 다양성에 기여하고, 나아가 세계문화의 다양성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다양성이라는 것은 일률적이 아니라는 점에서 인간적이다. 그러나 기술문명의 발달, 특히 정보화와 세계화는 문화의 다양성을 위협하고 있다.
넓게는 서구문명의 가치관과 생활풍습이 전세계를 지배하기 시작했고, 좁게는 소수민족의 문화가 멸종위기에 몰려있다.
특히 세계무역기구 출범이후 문화가 상품이 되고 특정사회의 세력확장의 수단으로 전락하면서 문화의 다양성은 더욱 파괴되는 경향이 있다.
■캐나다 라발대의 이안 베르니어 교수는 국제통상 전문가 활동을 하면서 문화의 다양성이 파괴되는 것을 애석하게 생각하고, 그 보존 운동을 펴는 사람이다.
그는 문화다양성을 위한 세계문화기구 창설을 주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세계문화기구를 위한 연대회의를 조직하여 베르니어 교수를 초청하여 세미나를 여는 등 본격적인 운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들이 무엇을 할 것인지 궁금하고 또 기대가 된다. 장미꽃만 피어있는 정원보다 이름 모를 야생화가 제멋대로 핀 들판이 훨씬 오래 매력을 지닐 수 있다.
김종수 논설위원 sj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