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월드컵도 식후경 / 울산 언양 한우불고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월드컵도 식후경 / 울산 언양 한우불고기

입력
2002.05.20 00:00
0 0

여행을 하다 보면 주유소 한쪽에 차려 놓은 식당을 볼 수 있다. 일종의 휴게소 겸 기사식당이다. 이상한 생각이 든다. 혹시 저 식당의 음식에서는 기름 냄새가 나지 않을까. 물론 터무니없는 편견이다. 그러한 식당 중에는 문전성시를 이루는 곳이 의외로 많다.울산을 생각할 때 비슷한 생각이 든다. 자동차 석유 화학회사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맛있는 것과는 관련이 없을 것 같다. 역시 편견이다. 각지에서 사람들이 모여들어 사는 울산은 그야말로 맛의 백화점이자 천국이다. 없는 것이 없다. 그 중에서 가장 ‘울산적’인 것을 꼽으라면 언양 한우불고기이다.

언양(울산 울주군)은 예로부터 소의 산지로 이름난 곳. 1921년 조선총독부가 펴낸 ‘울산안내’에 따르면 언양 지역의 소 사육두수가 울산의 다른 지역에서 사육하는 소의 수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높은 산이 병풍처럼 초지를 두르고 있는 이 곳은 예로부터 소 사육의 최적지였다. 사육의 역사가 깊으면 맛있게 키우는 연구도 깊은 법. 그래서 언양의 소고기는 맛이 각별하다.

한우는 3~4년 생을 쓴다. 특히 암소만을 고집하는 불고기집이 많다. 당도가 높기 때문이다. 고기를 요리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일반적인 양념 불고기가 첫째이다. 살코기에 칼집을 많이 내고 마늘 등 갖은 양념에 무쳐 굽는다. 불고기판이 아니라 석쇠에 올리고 숯불에 굽는다. 직화구이다. 두번째는 생고기구이다. 흰색 기름이 적당히 섞인 선홍색 고기를 역시 숯불에 굽는다. 소금을 뿌려가며 굽기도 한다.

고기는 지나치게 연하지 않다. 적당히 쫄깃쫄깃하다. 그래서 씹는 맛이 좋다. 일반 소고기의 맛에 뭔가 다른 것이 들어있다. 독특한 향기다. 씹으면 씹을수록 여린 꽃향기 같은 것이 난다. 후각으로도 느끼는 소고기의 맛. 엄지손가락이 저절로 치켜진다.

■추천! 언양불고기집(울산 지역번호 052)

언양전통불고기 262-0940

봉계대가 262-9030

언양일미불고기 263-0707

권오현기자

k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