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사는 시가총액이 1,100억달러인데, 브랜드 가치는 무려 689억달러에 달합니다. 상표를 포함한 특허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5월은 발명의 달, 19일은 ‘발명의 날’이다. 김광림(金光琳·사진) 특허청장은 코카콜라사의 예를 들어 특허의 중요성을 한마디로 설명했다.
“취임하고 놀란 것이 3가지인데, 그 중 하나는 우리나라가 특허부문에서 세계 5~10위권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점입니다. 세계 13위의 경제력에 비해서도 특허 수준이 한수 위인 셈이지요” 높은 경제성장의 이면에는 창의력과 발명 지향적 풍토가 자리잡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전체 특허 출원은 28만9,000건으로 세계 5위, 국제특허 출원은 2,318건으로 세계 8위 수준이다.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가 한국 특허청을 세계 10번째 국제조사기관(ISA)로 지정한 것도 이 같은 위상을 반영한 것이라고 김 청장은 말했다.
특허출원을 위해 길게 줄 서서 기다리는 풍경도 이제 사라졌다. “작년 특허청에 출원된 28만9,000건 중 81.4%인 24만여 건이 인터넷으로 이뤄졌습니다. 전자 출원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김 청장은 가장 큰 과제로 특허 심사기간 의 단축을 꼽았다. 우리나라의 특허 처리기간은 23개월로 독일(10개월) 미국(14개월) 일본(21개월)보다 길고, 심사관 1인당 처리건수도 연간 350건으로 유럽(59건) 미국(70건) 일본(208건)에 비해 훨씬 많다. 신기술의 발전속도에 맞게 특허 처리기간을 줄이는 것이 최대 숙제인 것이다.
특허청은 이에 따라 간단한 심사 업무를 아웃소싱하고, 심사 인력을 대폭 보강해 2005년까지 처리기간을 15개월, 1인당 처리건수를 250건으로 줄이기로 했다. 김 청장은 “특허수수료를 지금의 10배로 올려도 좋으니 특허처리를 신속하게 해달라는 요청이 많다”며 “수수료 수입으로 인건비를 충당할 수 있기 때문에 인력보강에 따른 비용은 문제가 안 된다”고 말했다.
사업화에 이르지 못하고 사장되는 특허가 너무 많은 것도 문제다. “특허는 마라톤으로 보면 10㎞를 달린 것에 불과합니다. 완주를 못하고 중도에 주저 앉는 경우를 볼 때마다 안타깝기 그지 없어요” 김 청장은 이에 따라 ‘특허 이후’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특허권자와 자본을 연결해주고, 특허박람회, 우수특허 선정 등을 통해 사업화에 성공하도록 적극 뒷받침하겠다는 것이다.
김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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