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남 수사는 쾌청, 2남 수사는 흐림?”김홍걸(金弘傑)씨의 구속으로 이제 검찰수사의 초점은 김홍업(金弘業) 아태재단 부이사장으로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대가성 입증에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다”고 수사 장기화를 시사하고 있고 홍업씨도 “이권에 개입한 적이 없으며 언제든지 해명할 수 있다”고 완강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느림보 대검수사
서울지검보다 열흘 먼저 수사팀을 꾸린 대검 중수부는 “홍걸씨 사건과는 성격이나 수사주체가 다른 만큼 단순 비교를 말아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수사가 예상보다 지지부진하다는 것을 자인하는 셈이다.
대검의 느린 수사진행은 대가성과 직결된 제3자의 진술 없이 계좌추적에 집착할 수 밖에 없기 때문.
대검 관계자는 “도대체 우리쪽은 최규선씨 같은 폭로자도, 그 흔한 제보도 없다”며 푸념했다.
홍업씨 수사는 고교동기 김성환(金盛煥)씨에게 빌려준 돈 18억원, 아태재단 직원들이 돈세탁한 16억원, 대학동기 유진걸(柳進杰)씨 차명계좌에 담긴 20억원 등 최대 54억원의 출처 규명이 관건이다.
하지만 2중,3중의 돈세탁으로 계좌추적이 도처에서 끊기고 있고, 관련자를 불러보면 “단순 대차(貸借)관계”라며 대가성을 부인하고 있는 형편.
수사팀 관계자는 “돌발변수가 있다면 모르지만 현재로서 월드컵 개막전에 결론을 내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하지만 수사 기한은 없으며 끝까지 가겠다”고 말해 장기수사를기정사실화 했다.
■홍업씨는 무고함 주장
홍업씨 측근과 변호인에 따르면 홍업씨는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무고함을 주장하고 있다.
홍업씨는 지인이 빌려준 서울 강남의 오피스텔과 커피숍 등지에서 조사 대상인 자신의 뭉칫돈을 일일이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측근들은 “홍업씨가 ‘돈 문제에 관한한 내가 직접 관리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홍업씨의 생활은 보기에 측은할 정도라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최근 홍업씨를만난 한 측근은 “홍걸씨에 대해 ‘바보 같은 녀석’이라고 하면서도 정작 본인은 몸무게가 7㎏이나 빠져 바지가 헐렁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홍업씨가 ‘만일 죄가 있으면 죄를 받을 테니 하루라도 빨리 끝났으면 한다’며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고 전했다.
손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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