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걸씨가 18일 밤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수감됐다. 검찰은 그가 받은 돈 가운데 15억여원에 관해 대가성을 인정,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법원은 발부했다.아직도 그는 ‘돈 받은 사실’만 인정할 뿐 대가성 등 ‘범죄혐의’는 부인하고 있다고 한다.
누구든지 유죄가 확정될 때까지 무죄로 추정되는 것이 법치국가의 근간이므로 앞으로의 사법절차에서 법원이 한치의 지나침도, 또 모자람도 없이 그의 죄값을 재량할 것으로 믿는다.
그러나 유학생 신분인 ‘대통령의 아들’이 불과 2년도 안 되는 기간에 25억원 이상의 돈과 막대한 양의 주식을 받았다는 사실에 국민이 경악하고 있는 것은 형사적 책임과는 별개다.
수시로 국내에 드나들며 자신과는 관계없는 기업인들을 만나서 그들의 ‘애로사항’을 들어주었고 1억~2억원 가량의 돈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그 돈으로 미국에서 호화로운 생활을 하였다는 것은 보통사람의 잣대로는 상상할 수 없는 도덕적 타락이다. 더욱이 그는 누구보다도 절제있는 생활을 했어야 할 사람이다.
여기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왜 현직 대통령 아들의 구속이 되풀이되고 있느냐 하는 점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5년 전 선거운동 시절 ‘김현철씨 비리’를 누구보다 더 신랄하게 공격했고 또 당선된 뒤에도 “친인척 관리는 내가 잘 할 것이니 맡겨달라”고 했다.
김 대통령의 장담을 믿었던 사람들은 지금 참담한 심정을 가눌 길 없다.
5년 만에 되풀이된 불행은 당사자들의 ‘도덕적 해이’가 주원인이겠지만, 전부는 아니다. 우리 사회가 아직도 ‘대통령 아들’이라면 대단한 존재로 여기는 풍토에서 생겨난 구조적 문제가 아닐까 싶다.
앞 다투어 ‘친인척 단속’을 다짐하는 대권후보들은 과연 이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는지 우리는 지켜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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