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가락 사이를 파고드는 간지러운 느낌. 갑자기 더워진 날씨와 함께 다시 도진 무좀이다.‘병 같지 않은 병’이라는 생각에 제대로 치료를 안 하다 평생 성가심을 겪는다.
흔한 만큼 오해와 속설도 많은 무좀과 무좀약, 정확히 알고 쓰면 증상을 확실히 개선할 수 있다.
■발에 생기는 피부병은 모두 무좀?
꼭 그렇지는 않다. 어린아이들의 경우 무좀이 생기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발가락 사이가 아닌 발끝이 갈라지는 형태는 대개 태열의 한 증상이다.
또 발등에만 생기는 피부병은 무좀이 아니라 신발에 의한 습진의 일종인 접촉피부염인 경우가 많다.
무좀균은 대개 밖에서 옮기 때문에 대부분 한쪽 발에 먼저 생긴다. 따라서 두 발에 동시에 생기는 피부병은 무좀이 아닐 확률이 높다.
습진과 무좀은 전혀 다른 병이다. 무좀은 곰팡이가 원인이지만 습진은 곰팡이와는 무관하다.
곰팡이에 따라 진물이 많이 나는 무좀이 있는데, 이를 습진이라고 착각해 습진약을 쓰면 증상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습진약에는 대개 염증을 가라앉히는 스테로이드제제가 포함되어 있는데 이로 인해 피부표면의 면역력이 떨어져 균의 증식을 돕기 때문이다.
■잘 낫지 않는 것은 무좀약의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
절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너무 잘 듣기 때문에’ 무좀치료가 어려운 것이다.
무좀은 피부의 가장 바깥층에 기생하는 곰팡이균인 백선균이 침범해서 생기는 질환. 항진균제인 케토코나졸이나 터비나핀 제제(성분명)를 바르면 균이 죽는다.
약을 한두 번 바르면 대부분 가려움도 없어지고, 다 나은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금방 치료를 중단하게 된다.
하지만 곰팡이가 증식을 안 할 뿐이지 아직 살아있기 때문에 최소 1~2주 정도는 꾸준히 발라야 치료할 수 있다. 최소 4주동안은 바를 것을 권장한다.
■모두 바르는 약?
대부분 무좀약은 ‘바르는 것’으로만 생각하는데 무좀이 발톱에까지 침범해 두꺼워지거나 들뜨게 되면 먹는 약을 써야 한다.
이트라코나졸이나 터비나핀, 플루코나졸 등의 제제는 곰팡이균의 세포벽이 만들어지는 데 필요한 효소 분비를 억제, 무좀을 차단한다.
흔히 ‘무좀약은 간에 나쁘다’며 복용을 기피하는 데 그렇지 않다.
바르는 약이나 샴푸 등 외용으로 쓰이는 케토코나졸 제제를 한 때 먹는 약으로 썼는데, 이 경우 체내에서 분해ㆍ배설되면서 간에 부담을 주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개발된 먹는 약은 간이 나쁜 환자에게도 투여할 수 있을 만큼 안전하다.
의사의 처방을 받아 보통 3개월 가량을 복용하는데, 체내에서는 약성분이 빠져나간 후에도 손톱ㆍ발톱에는 1년 가까이 약 성분이 남아 있어 무좀 재발을 방지한다.
■식초가 특효약?
식초에도 살균작용이 있어 어느 정도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곰팡이가 기생하는 각질층을 벗겨 내 가려움증과 물집을 줄이는 것일 뿐, 근본적인 치료와는 거리가 멀다.
일부는 마늘을 찧어 발가락에 붙이거나 소주에 담그고, 뜨거운 모래사장을 걷는 등 민간요법을 시행하기도 하는데, 강한 자극으로 피부에 손상이나 염증을 일으킬 뿐 별 도움이 안 된다.
빈대 잡으려 초가삼간 다 태우는 격이다.
■예방하려면
곰팡이는 열과 습기를 좋아한다. 발을 닦은 후 파우더를 이용해 철저히 건조시켜야 한다.
겨울철만 아니라면, 신발은 밀폐되지 않은 샌들이 가장 좋다. 플라스틱 신발이나 운동화는 좋지 않으며, 양말은 반드시 면양말을 신어야 한다.
수영장, 공중목욕탕 등 무좀균이 가장 많이 증식하는 곳은 되도록 피한다.
(도움말/서울아산병원 피부과 성경제 교수 S&U피부과 여운철 원장)
양은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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