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82회 생일을 맞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81)의 건강 문제로 인한 사임 논란이 일고 있다. 교황의 유력한 후계자 중 한 명으로 거론되고 있는 온두라스의 오스카 로드리게스 마라디아가(59) 추기경은 16일 교황의 사임 가능성을 처음 언급했다.마라디아가 추기경은 로마에서 기자들에게 “교황의 건강이 더 악화해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게 되면 사임할 용기를 낼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교황청 신앙교리성 장관인 독일의 요제프 랏징어 추기경도 이날 “교황의 건강 상태가 사임을 고려할 만큼 심각하지 않다”라며 당장의 사임설을 부인하면서도 “교황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언젠가 물러날 수도 있다”라고 밝혔다.
이 같은 논란은 15일 교황이 성 베드로 광장에서 신도들에게 “하나님이 부여한 성직의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정신적인 지지를 보내 달라”며 사임 가능성을 교황이 직접 일축한 후 불거진 것이다. 가톨릭 교법상 교황의 자발적 사임은 가능하나 건강 등을 이유로 사임을 권유 혹은 강제할 수는 없다. 1294년 셀레스틴 5세 이후 교황이 사망 전 사임한 전례도 없다.
그러나 교황은 이 같은 논쟁을 일축하려는 듯 19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3시간 여의 예배를 집전하고 22일 불가리아와 아제르바이젠 방문길에 오를 계획이다.
최문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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