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클리대 로버트 A. 스칼라피노 교수가 최근 최규선(崔圭善)씨 변호인 강호성(姜淏盛) 변호사에게 보낸 탄원서에서 지난해 6월 방한 때 최씨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와의 면담을 주선했다고 밝혀 파장이 일고있다.최씨와 한나라당의 관계에 대한 의혹은 민주당 설훈(薛勳) 의원이 “최씨가 올해 초 이 전 총재의 방미를 앞두고 윤여준(尹汝雋) 의원을 통해 20만 달러를 제공했다”고 주장하면서 처음 불거졌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최씨가 ‘방미일정을 주선해 주겠다’며 접근해 왔으나 거절했으며 금품제공은 터무니없다”고 해명해 왔다.
그러나 이 전 총재의 방미에 앞서 스칼라피노 교수와의 면담을 최씨가 주선한 것이 사실이라면 한나라당의 설명은 궁색해진다.
면담 주선을 위해 당시 최씨가 접촉한 인물이 유승민 전 여의도연구소장이라는 점도 예사롭지 않다. 유 전 소장은 원내의 윤여준 의원과 함께 이 전 총재의 최측근으로 통하는 인물.
유 전 소장은 “스칼라피노 교수가 총재와의 면담을 희망한다는 내용의 전화를 최씨가 걸어온 것은 사실이나 이 전 총재는 이전부터 스칼라피노 교수와 친한 사이였기 때문에 최씨와 무관하게 만난 것”이라고 말해 최씨의 역할을 일축했다.
그러면서도 유 전 소장 자신은 최씨와 2000년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홍걸씨의 동서 황인돈씨도 검찰에서 “최씨가 ‘이 전 총재의 장남인 정연씨와 이메일을 주고받는 사이’라고 말하는 걸 들었다”고 진술한 바 있어 한나라당과 최씨 관계의 실체를 둘러싼 의혹은 당분간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노원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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