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이후 하이닉스 매각 불발, 공적자금관리위의 장기 표류 등으로 가뜩이나 심기가 불편한 전윤철(田允喆)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이번에는 ‘환율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다.전 부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2회 ‘아시아 기업지배구조 학술대회’가 끝난 직후 최근 환율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에게 “환율은 일반적으로 경제의 실상을 반영해 움직인다”는 원론으로 응수했다.
전 부총리의 말은 듣기에 따라서는 최근 급락하고 있는 환율을 정부가 용인한다는 뜻으로 이해됐고, 이는 또다시 일부 온라인 매체를 타고 시장에 부풀려졌다.
더욱이 이날 오전 한때 환율은 전날 보다 4원 이상 떨어진 달러 당 1,265.40원까지 급락하는 상황이었고, 공교롭게도 전 부총리의 발언 시점에 재경부 실무부서에서는 “최근 하락세를 우려감을 갖고 지켜보고 있으며 필요시 조치하겠다”는 취지의 구두개입에 나서고 있었다.
물론 전 부총리는 구두개입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며, 결과적으로 시장 분위기와 동떨어진 발언을 한 셈이 되어 난처한 입장에 빠졌다.
재경부 관계자는 “질문과 답변 사이에 오해가 있었다”며 “전 부총리의 발언은 환율에 대한 일반론이었을 뿐”이라고 수습에 나섰지만 시장 관계자들은 오히려 “지금 시점이 원론을 얘기할 때냐”며 개운치 않은 반응을 보였다.
장인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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