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석재 (충남 천안을) 의원의 자민련 탈당을 놓고 자민련과 한나라당이 막말을 주고 받고 있다. 함 의원의 탈당이 의원 이합집산의 신호탄인지 여부는 지켜봐야 겠지만 ‘의원 빼가기’ ‘의원 꿔주기’ 등의 구태 정치를 다시 한번 연상하게 한다.함 의원은 당분간 무소속으로 남겠다고 했으나, 그의 한나라당 입당은 시간문제인 것 같다.
함 의원은 “국가 장래를 위해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힘을 보탤 것”이라고 탈당의 변을 말했으나, 탈당이 한나라당 입당을 위한 조치임을 감안하면 설득력이 없다.
그는 탈당 성명만을 기자실에 던진 채 미국으로 가 버렸다.
자민련은 “한나라당이 의원 빼가기로 원내 과반을 달성하면 국회운영을 실력저지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지만, 탈당의 1차 책임은 자민련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
김종필 총재 등 자민련 지도부는 함 의원에 이은 추가탈당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 이유를 직시해야 한다.
한나라당은 역풍을 우려해 “함 의원 탈당은 한나라당과 무관하며 자민련 의원을 빼와 원내 과반을 확보할 의사가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충청권을 최대 승부처로 삼고 있고, 2석 모자란 원내 과반 확보(135석)에 적극적임을 감안하면 진실성이 의심된다.
한나라당은 원내 과반 확보를 통해 후반기 원구성에서 절대우위를 점하고, 국정조사와 특검제 도입 등을 통해 정국주도권을 쥐려 할 것이다.
문제는 눈앞의 정치적 이해를 좇을 것이냐, 아니면 제1당으로서 금도(襟度)를 지킬 것이냐 하는 점이다.
한나라당은 노무현 민주당 후보가 민주세력을 아우르는 정계개편을 하겠다고 했을 때, 인위적 정계개편은 안된다고 펄쩍 뛰었다. 한나라당의 선택을 주목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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