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세리머니도 달라졌다. 스코틀랜드전에서 첫 골을 터뜨린 이천수는 유니폼 윗도리를 펄럭이며 흥분을 억누르지 못했다. 이어 미끄러지듯 그라운드에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은 채 ‘주님 감사합니다’를 되뇌었다.올해초 개신교로 개종한 이천수의 기도하는 모습은 독실한 가톨릭신자인 축구신동 마라도나의 전성기 시절을 연상시켰다.
후반에만 두골을 뽑아낸 안정환의 손에 키스하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지난해 12월 이혜원씨와 결혼한 안정환은 그라운드를 질주하면서 결혼반지를 낀 왼손 네번째 손가락에 연신 입을 맞췄다. 스페인의 라울을 벤치마킹한 이 동작은 특히 여성팬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통렬한 중거리슛을 터뜨린 윤정환은 무덤덤한 표정에서 터프가이로 변신했다. 수줍음이 많은 윤정환은 골을 넣은 뒤에도 별 반응이 없었는데 이날은 두팔을 활짝 벌린채 내달리면서 기쁨을 만끽했다.
이준택기자
사진=고영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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