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풀스 로비 의혹의 불길이 마침내 청와대와 여·야 의원 등 정치권으로 옮겨 붙고 있다.청와대 고위인사가 1998년 영국의 타이거풀스 사업자인 리틀우즈 대표와 만나 복표사업에 대해 논의한 직후 여당 의원에 대한 사업설명회가 있었다는 점은 사업 초창기부터 청와대의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더구나 타이거풀스 대표 송재빈씨는 최규선씨 등을 통해 여·야 의원과 보좌관,문화관광부 고위간부 등에게 거액의 주식과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져 타이거풀스 로비의혹이 정치권 전반의 비리 스캔들로 비화할 조짐이다.
리틀우즈사는 93년 김대중 대통령이 영국체류 당시 물심양면으로 후원해 준 업체.청와대 초청을 받아 방한한 베이커 회장이 청와대 고위관계자와 만나 복표사업에 대해 논의한 점은 이후 타이거풀스의 적극적인 사업추진 행보에 비춰 의미심장하다.송씨가 몇 달 뒤 여당의원들을 상대로 사업설명회를 열고 주무부처인 문화관광부와 청와대 실무진을 접촉한 것은 여권 고위층의 지원 없이는 어렵다는 게 일반의 시각이다.
체육복표 사업을 따내기 위해 송씨는 1998년 국회의원과 보좌관,처와대와 정부부처 관료등 무수한 인사들을 만나 로비를 벌인 것으로 보인다."송씨가 국회에 살다시피 하며 문광위 등 관련 의원 방을 문이 닳도록 드나들었다""문광위 의원이나 보좌관 치고 송씨와 밥 안 먹어본 사람이 없다"는게 국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문광위의 한 인사는 "송씨가 김윤환 전 의원의 사위라는 점을 이용,여·야 의원들에게 접근했다"며 "사업자 선정 직전 자신의 여의도 사무실로 문광위 소속 의원과 보좌관들을 초청,서령회를열기도 했다"고 말했다.송씨가 의원과 보좌관,관료 등에게 사업자 선정 대가로 타이거풀스 주식을 실제 제공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폭발력은 가늠하기 어렵다.
체육복표 사업 추진과정도 의혹투성이다.98년 4월 리틀우즈와 합작계약을 맺고 타이거풀스코리아를 설립한 송씨는 월드컵 경기장 건립 자금 지원을 내세워 같은 해 9월 체육복표 사업허가를 신청했다가 반려됐다.그러나 박세직 전 의원이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을 발의,이듬해 8월 법안이 통과됐다.이과정에서 송씨측 로비가 크게 작용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또 사업자 선정심사가 시작되면서 송씨는 김홍걸씨와 여권 고위층,문광위 소속 의원 보좌관,문화부 고위관료 등에게 전방위 금품로비를 벌인 것으로 보이나.이 과정에거 김홍업씨의 친구인 온모씨와 신낙균 전 의원의 보좌관 성모씨,전 문화관광부 기획관리실장 정모씨 등이 잇따라 임원으로 영입됐다.
배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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