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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서 老母버린 불효자식 묘사"…방송사상대 거액 손배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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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서 老母버린 불효자식 묘사"…방송사상대 거액 손배訴

입력
2002.05.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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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에서 불우 독거노인으로 소개됐던 할머니와 그 가족들이 사실관계가 잘못 방송돼 심한 정신적인 고통을 겪고 있다며 방송사를 상대로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공무원 출신인 신모(58ㆍ경기 안양시 비산동)씨 등 일가족 6명은 17일 서울지법 남부지원에 어머니 박모(80)씨가 KBS ‘사랑의 리퀘스트’, ‘일요스페셜’ 등에서 자식들의 버림을 받아 경제적인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방영돼 가족들이 심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며 총 1억7,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사건의 발단은 1999년 9월 불우이웃 돕기 프로그램인 ‘사랑의 리퀘스트’에서 박씨가 15년 동안 자식들의 버림을 받은 독거노인으로 그려지면서부터. 신씨는 지난해 12월 ‘일요스페셜, 난곡의 세계: 마지막 달동네 1년의 기록’에서 한달 생활비 3만원을 벌기 위해 공장에 다니는 것으로 묘사됐다.

아들 신씨는 이 같은 방송 내용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장에 따르면 박씨는 89년 아들 신씨가 자녀 교육 문제로 8학군 지역으로 이사하면서 아파트 생활을 하기 싫다고 주장해 별거를 했고, 이후 매달 몇 차례씩 꾸준히 자녀들로부터 생활비를 받았다.

가족들은 사리 판단이 어려운 박씨가 정확한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 없이 목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주위의 말에 솔깃해 출연했으며 실제로 방송 출연 후 멀쩡한 가전제품이 교체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신씨는 “지난해 2월 가족들이 현 거주지로 이사를 하면서 함께 살게 됐는데도, 방송사가 전후 사정에 대한 이해 없이 어머니를 달동네의 전속모델처럼 취급했다”고 주장했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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