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좋은 창작동화 20선 / 강소천 외 지음ㆍ그림 민경순 김진령어린이 눈에 비친 세상이 그저 아름답기만 하다는 건 거짓말이다. 어린이의 눈망울은 거울처럼 맑아 일그러진 것도 그만큼 선명하게 비추기 때문이다.
‘우리 좋은 창작 동화 20선’에 실린 동화들은 어둡고 슬픈 이야기도 담고 있다. 일제시대 소파 방정환의 작품부터 최근작까지 가려 뽑은 20편 중에는 식민지 시절, 전쟁과 분단, 가난을 차례로 겪은 한국 현대사의 그늘이 밴 작품이 절반 가까이 된다.
백신애 작 ‘멀리 간 동무’ 권정생 작 ‘빼떼기’ 강소천 작 ‘꿈을 찍는 사진관’ 은 살 길을 찾아 조국을 등지고 만주로 떠나야 했던 일제시대 망국의 설움, 굶주림에 시달리던 전쟁통의 비참함, 38선 너머 북에 두고 온 친구를 그리워 하는 분단의 아픔 등을 각각 그리고 있다.
어느 경우든 동화 속 어린 주인공들은 착하고 씩씩한 마음을 잃지 않고 있어 든든하다.
수록 작품들은 대체로 사랑스럽거나 환상적이다. 실수를 저지르고 말썽을 피우기도 하지만 의젓하고 듬직한 어린 친구들 이야기가 포근하고 뭉클하게 다가온다.
아파트와 인터넷에 익숙한 요즘 어린이들의 생활 환경에 맞춰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작품(강정규 작 ‘아기게’ 임신행 작 ‘꽃불 속에 울리는 방울 소리’)도 들어있다.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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