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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쓰는 편지 / 둘째 용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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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쓰는 편지 / 둘째 용수에게

입력
2002.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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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아들 용수에게,자랑스러운 내 아들 용수야! 지금쯤 월드컵을 대비하여 비지땀을 흘리며 정신적으로도 골을 넣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마음 고생을 하고 있을 너의 모습을 떠올리니 어미로서 무척 마음이 아프구나.

월드컵을 보름정도 남겨둔 지금 갑자기 4년전 프랑스월드컵 직전 언론사와 국민들로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그때의 네 모습이 떠오르는구나.

기필코 무슨 큰일을 한번 내고 말겠다는 듯 J-리그 나비스코컵 예선까지 포기한 채 일찍 귀국해서 언론과의 접촉도 가급적 피하고 비장한 각오로 결전의 날을 준비하던 너의 모습이 무척 자랑스럽기까지 했었단다.

정신적으로 부담감 때문에 많이 힘들지. 그럴 땐 2000년 K-리그에서 프로축구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을 때를 생각해보 거라.

골 찬스가 오면 확실하게 골을 넣고 옆에 있던 동료가 더욱 좋은 위치에 서 있으면 어시스트를 먼저 해주는 그때의 플레이가 이 어미가 보기에는 가장 인상적이었고 자랑스러웠다고 생각된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온 국민이 염원하는 16강 달성을 위해 그때의 플레이를 재현해 너의 조그마한 능력을 극대화하기를 손 모아 바라고 있다.

초등학교 4년 때부터 많은 역경과 좌절, 환희, 감격이 교차하는 험난한 세계에서 순간 순간마다 인내와 끈기로 나름대로 축구인생을 개척해나가는 네 모습을 볼 때 마다 항상 마음이 뿌듯했단다.

너를 이 자리까지 오게 하고 또다시 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우리 땅에서 열리는 월드컵 무대에까지 당당하게 설 수 있도록 해주신 초ㆍ중ㆍ고등학교와 대학교, 프로팀의 은사님들게 이번 기회를 통해 감사의 마음을 한번 전하고 싶구나.

선생님들 정말로 고맙습니다. 용수의 현재 모습은 선생님들의 땀과 노력의 결실입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홀로 일본에 가서도 소외감과 언어문제, 외로움 등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며 네 목표를 개척해 나가던 강한 의지와 항상 가족을 먼저 생각하는 착한 마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단다. 이번에는 반드시 너의 축구인생에 있어 후회없는 경기가 될 수 있도록 기원한다.

또 하늘에 계신 너의 아버지도 직접 응원은 못하시지만 너에게 큰 힘과 능력을 주시리라고 믿는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에게 자랑스러운 둘째 아들이 될 수 있겠지….

아무쪼록 남은 준비기간 몸 관리 잘하고 ‘여름사나이’ ‘독수리’의 진면모를 아낌없이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너의 형, 동생, 형수, 조카들의 염원을 한데 모아 다시 한번 외쳐보마. “우리 둘째 아들 파이팅!”

그리고 마지막으로 함께 뛰고 있는 선수 여러분도 최선을 다해주기 바랍니다. 꼭 16강에 오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수 모두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 파이팅!

너를 항상 마음에 담고 있는 어미로부터.

모친 윤호임씨(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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