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옛 한국통신)의 정부지분 매각을 위한 주식 공모가격이 5만4,000원으로 확정돼 17일부터 이틀간 전략적 투자자 및 일반 투자자의 청약이 시작된다.정부지분 28.36%(8,857만주, 시가 5조원 규모)를 매각하는 이번 청약에선 교환사채(EB) 우선 배정 프리미엄도 주어지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다.
EB는 연 4.4%의 수익률(3년 만기)이 보장되고, 주가 상승시 주식으로 교환해 투자수익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공모가 할인율이 크지 않아 가격 메리트가 적고, 공모 주식의 단기 매물화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투자 부담이다.
▦공모가 어떻게 결정됐나 정보통신부는 16일 증시 마감 후 매각예정가격결정 특별위원회를 열어 주식으로 매각할 14.53%에 대한 공모가를 종가 5만4,800원 기준 1.37% 할인된 5만4,000원으로 결정했다.
20일부터 이틀간 청약을 받아 25일 발행될 EB 기준가는 공모가 5만4,000원에 10% 프리미엄이 더해진 5만9,400원으로 정해졌다.
공모가는 수요예측(Book Building) 결과를 통한 가중산술평균할인(할증)율을 이날 KT주식 종가에 적용해 산정한 가격과 국유재산법에 따른 매각예정가격을 고려해 결정됐다.
정통부 민원기 통신업무과장은 “가격결정에서 KT의 기업가치는 고려되지 않았다”며 “수요예측에는 953개의 기관이 참가, 이들은 기관투자자 배정 물량 624만주보다 9.2배가 많은 5,744만주를 신청할 정도로 투자열기가 높았다”고 전했다.
▦청약이냐, 장중 매입이냐
공모가가 현 주가와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됨에 따라 일반투자자들은 청약에 참여하느냐,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장중 매입하느냐를 놓고 고민하게 됐다.
대우증권 양성욱 연구원은 “전략적 투자자(대기업)들의 참여가 매끄럽게 진행되면 일반투자자 입장선 청약이 유리하다”며 “단기적으로 물량부담이 있겠지만 대기성 수요가 많아서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양 연구원은 “기관 배정물량이 전체 주식의 2%, 개인 배정물량이 1.8%여서 청약 완료 후 매물화할 수 있는 물량이 크지 않지만 전략적 투자자의 참여에 차질이 생기면 물량부담이 증가할 우려가 있는 만큼 대기업의 공모참여가 순조롭게 진행되는지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양증권 노근환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원금과 4% 수익이 보장되는 좋은 조건의 콜옵션”이라며 “장기투자자라면 은행에 넣는 것 보다 좋다”고 말했다.
신한증권 박동명 연구원도 “KT의 실적 개선이 지속되고 민영화 후 외국인 지분 한도 확대가 이뤄질 경우 KT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기관 매물이 주가 발목
반면 한화증권 진영완 연구원은 “공모가 할인율이 낮아 가격 메리트가 크지 않고, 27일 이후 차익실현 물량 부담으로 주가상승은 제한적”이라며 “장기투자가 아닌 개인 투자자들은 청약에 참여할 메리트가 적다”고 말했다.
즉 기관들은 현물에서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EB를 통해 한자리수 이상의 수익률 확보가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에 기관이 청약해 간 물량중 7,000억원 가량을 내달중 시장에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주가가 공모가 수준이나 그 아래로 떨어지기 쉬운 만큼 그 때 매수해도 늦지 않다는 설명이다.
한국투자신탁증권 김상윤 연구원은 “일반 투자자들은 단기차익에 관심이 많고 EB는 염두에 두지 않는다”며 “청약을 할 경우 10일간 자금이 묶이는 기간리스크와 그 기간동안의 주가 변동 위험을 감안하면 현 주가와 비슷한 1%대의 할인율은 청약투자 메리트가 적다”고 분석했다.
▦청약요령
일반투자자는 17ㆍ18일 이틀간 주간사인 LG투자증권과 삼성증권 현대증권 등 3사와, 청약취급 판매사인 대우 동원 굿모닝 대신증권에서 계좌를 개설하면 청약할 수 있다.
청약증거금은 청약물량 가격의 100%. 100주를 청약할 경우 540만원을 청약증거금으로 내야한다. 최소 청약한도는 100주 이하의 경우 10주 단위, 500주 이하는 50주, 1,000주 이하는 100주다. 5,000주 이상 청약자는 1,000주 단위로 청약해야하고 최대 청약한도는 총 주식수의 0.5% 미만인 56만1,000주.
주권은 25일(토요일)배부되지만 매매는 27일 가능하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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