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석재(咸錫宰) 의원 탈당으로 자민련이 또 한번 휘청거리고 있다. 경고음은 지난달 이원종(李元鐘) 충북지사 탈당 때보다 훨씬 크지만 뾰족한 대응책도 없다.김종필(金鍾泌) 총재에서 말단 사무처 직원에 이르기까지 함 의원에 대한 배신감과 한나라당에 대한 분노를 터뜨리는 것이 전부다.
의석이 15석에서 14석으로 줄고,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청권마저 흔들리는 설상가상으로 자민련의 무기력증이 한결 두드러지고 있다.
한나라당의 즉각적인 부인에도 불구하고 자민련은 함 의원의 탈당이 한나라당의 공작에 의한 것이라고 단정하고 있다.
김학원(金學元) 총무는 “한나라당이 시정잡배도 하지 않는 짓을 한다”고 격앙했다. 이날 아침에야 보고를 받은 JP도 “해도 해도 너무 한다”고 허탈해 했다.
남아 있는 의원들도 비슷한 반응이었지만 내부의 기류는 달랐다. 특히 9명의 지역구 의원들은 자신의 탈당 가능성에는 손을 내저으면서도 다른 의원에 대해선 어느 누구도 마음을 놓지 못했다.
지방선거 이전에 2~4명이 추가 탈당할 것이란 소문도 이런 기류와 무관하지 않다.
실제로 적지 않은 의원들이 “당장은 아니지만 지방선거 뒤에도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면 정치적 선택이 불가피하다”며 한시적 당 잔류 태도를 보였다.
한 의원은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의원의 대권 가능성이 멀어지면서 지역 정서가 충남이 고향인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 후보에게로 급히 쏠리고 있다”며 “솔직히 추가탈당은 한나라당이 마음먹기 나름 아니냐”고 밝혔다.
또 다른 의원은 “한나라당의 권력형 비리 공세를 지원하는 등 적극적인 한ㆍ자 공조를 통해 관계 개선을 해야 하는데 JP가 비난 일변도로 가는 바람에 의원들의 동요가 더 심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민주당은 정균환(鄭均桓) 총무 주재로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수의 힘으로 원내를 장악하고 자민련을 고사시키려는 한나라당의 음모가 의원 빼내기로 드러났다”고 비난했다.
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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