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륙이 마약의 공포에 깊숙이 빠져들고 있다.생계를 위해 마약을 생산, 공급하는 소수 민족과 경제 성장의 그늘에서 마약을 통해 도피처를 찾는 한족 간의 공생 관계는 이를 통제하지 못하는 국가 권력의 부패로 인해 이미 통제 수위를 벗어난 지 오래다.
타임지 최신호(20일자)는 특집 기사를 통해 중국의 마약 유통 및 중독 실태를 보도했다.
현재 중국의 마약 중독자 수는 대략 700만~1,200만 명으로 추산된다. 100여 년 전, 청조 말기 1억 명에 육박하던 아편 중독자가 공산당 집권과 함께 거의 사라졌지만, 1980년대 이후 개혁ㆍ개방 정책으로 국가의 통제가 느슨해지면서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압수된 헤로인 13톤은 1991년에 비해 무려 688% 증가한 양이다. 중독자의 80% 이상은 35세 이하의 젊은이들이다. 중국 당국은 아편에 취해 나라의 주권을 빼앗겼던 한 세기 전 아편전쟁의 악몽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상하이(上海)의 나이트클럽에서는 10대들이 엑스터시에 취하기도 하지만 마약 중독자의 70% 이상은 속칭 ‘차이나 화이트’로 불리는 헤로인에 빠져 있다.
전통의 마약 왕국 미얀마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생산된 마약이 중국을 통해 아시아 및 세계 각지로 밀반출된다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더욱 심각하게 여기는 것은 이중 25%가 중국 내에서 소비된다는 사실이다.
중국 사회가 본격 산업화를 선언한 지난 20여년 동안 대가족을 떠나 홀로 도시로 나왔던 젊은이들이 고독의 치유 수단으로 마약의 유혹에 빠져든 것이다. 처음엔 마약으로 얻어지는 자유를 만끽하던 이들은 이제 헤어날 수 없는 수렁에서 괴로워하고 있다.
만성적인 빈곤에 시달리고 있는 소수 민족은 생계 수단인 마약에 목숨을 걸고 있다. 단 50g만 몸에 지닌 채 적발돼도 사형에 처해지는 극단적 처벌에도 불구하고 깐수(甘肅)성의 동샹, 후이 족 등 이슬람 소수 민족은 자신들의 거주 지역 인근에 AK 소총으로 무장한 채 마약을 생산하고 있다.
전국에 걸쳐 22만 여 중독자를 수용하고 있는 695개 마약치료소는 관리들의 부패로 심지어 안정적인 마약 공급소로 전락하고 있다.
출소자들은 “입소한 지 수 시간도 안 돼 대나무 통에 간수가 전해준 헤로인을 흡입하고 있는 동료를 봤다”고 증언하고 있다. 대부분 마약 중독자들은 중독-체포-교화-재중독-재수감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중국은 ‘차세대 엑스터시’로 불리는 소프트 마약 ‘케타민’의 최대 산지로서 악명을 떨치고 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