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복제방지기술을 적용한 첫 음반이 출시됐다.10일 선보인 힙합 프로젝트 음반인 ‘2002 대한민국’. 1999년부터 해마다 나오고 있는 이 프로젝트는 수많은 힙합 음반중 대표선수격.
올해 역시 드렁큰 타이거 CB매스 주석 윤희중 거리의 시인들 등 쟁쟁한 실력파들이 참가했다.
음반에 적용한 복제방지기술은 ㈜쎄텍이 자체 개발한 ‘알파 오디오’. 음악파일로 전환이 불가능한 것은 물론 CD-롬으로 복사도 원천적으로 봉쇄했다.
음반제작사 이클립스는 장당 140원의 로열티를 쎄텍 측에 지불하지만 결과에 상당히 만족해 한다.
“같은 시기에 출시한 임창정의 불법파일이 벌서 상당수인데 반해, 이 음반은 음질이 매우 조악한 형태의 파일이 한 두개 돌아다니는 데 그쳐 매우 성공적”이라는 것이 이클립스의 설명.
이에 따라 도레미레코드, SM엔터테인먼트, 우퍼 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굵직한 음반사들가지 도입을 적극 검토중이어서 연내 대부분의 음반 복제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이미 지난해 11월, 일본에서는 3월 복제불가 음반이 선을 보였다.
그리고 미국 유니버설, 소니, BMG 등 5대 메이저사는 9월 이후, 일본의 최대 음반 메이커인 에이벡스는 6월부터 이 기술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특히 일본음반협회에서는 CCC(Copy Control CD)마크를 음반에 부착키로 하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세계 음반업계가 복제방지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심각한 매출 감소 때문.
IFPI(세계음반산업협회)가 집계한 지난해 세계 음반매출은 전년비 10% 감소했고, 우리나라도 2000년 4,104억원에서 지난해 3,733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아직은 복제방지기술이 완벽하지 않아 mp3 재생이 가능한 CD및 DVD 플레이어에서는 종종 소리재생에 에러가 발생하기도 한다.
때문에 ‘대한민국 2002’는 컴퓨터용, 일반 CD용 두 장으로 냈다. 법적 시비 가능성도 있다. 음반을 사는 행위는 개인의 복사권 구매를 포함하므로 복제방지기술이 그 권리를 침해한다는 것.
쎄텍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에서는 사전 고지가 없어 소송이 있었지만 우리는 음반 표지에 기술적용을 충분히 고지했으므로 법적 시비는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정품 구매자들이 격려의 글을 올리는 등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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