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발표한 ‘2001년 기업경영 분석’을 보면 경제 성장의 동력인 제조업이 앞으로 활력을 잃는 사태가 오지 않을까 우려된다.제조업 하기에 어려운 환경은 쉽게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다 설비투자마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제조업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5.5%로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61년 이후 가장 낮았다. 제조업체 중 28.6%는 영업이익이 이자에도 못 미쳤다.
경기 침체가 원인이지만, 특히 우리 경제의 견인차 노릇을 해 온 정보통신제조업은 매출이 감소세로 전환됐고, 이익률도 급감한 것이 눈에 띈다.
무엇보다 생산능력의 저하가 문제다. 지난해 기계설비 공장 등 제조업체의 유형자산은 1.5% 감소했다.
유형자산이 줄어든 것은 1969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제조업체들이 설비투자를 꺼려 잠재 성장률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대신 제조업체들은 현금을 쌓아두고 있다. 불확실한 환경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그만큼 불안을 느끼고 있다는 증거다.
지난해 말 현재 제조업의 부채비율은 1967년 이후 처음으로 평균 200% 밑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반드시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부채비율이 하락한 것은 빚을 갚았기 때문보다는 주식발행, 출자전환, 채무면제 등에 따른 것이었다.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부채비율 200% 미만이 통계상 수치라는 한계를 뛰어넘지 못했다.
우리 경제는 본격적으로 저성장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이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는 이익을 남기기 어렵게 됐다.
새로운 시대에 맞는 수익 구조 창출이 시급하다는 것을 이번 보고서가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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