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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침체 장기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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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침체 장기화" 우려

입력
2002.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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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동산시장이 하향안정세를 되찾아가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가 용인과 분당지역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는 문제를 검토중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도는 현재 건설교통부와 투기과열지구 지정을 위해 협의를 벌이고 있는데, 시장 전문가들은 벌써부터 “월드컵과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등을 앞두고 신규 분양시장의 침체가 장기화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에서 또다시 부동산시장 억제책이 나오면 시장 자체가 동맥경화증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고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분양권 전매제한으로 계약후 1년이 지나야 전매가 가능하며 선착순 분양이 일체 금지되고 공개추첨 방식으로 분양을 해야 한다.

■ 속빈 청약경쟁률

경기도가 나선 이유는 전반적인 부동산시장의 안정세에도 불구하고 분당과 용인 일대의 청약경쟁률이 유달리 높기 때문.

특히 지난해 3월 ‘파크뷰’의 분양성공을 계기로 분당 주상복합아파트의 호가 프리미엄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백궁지역에서 분양된 것도 파크뷰 시세와 비교되면서 가격이 올랐다. 여기에 3월 죽전지구에서 분양한 포스홈타운 1단지의 경우 1순위 청약접수 결과 용인 9.6대1, 수도권 13.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신봉리에 분양한 ‘신LG빌리지’도 1순위에서 6.3대1이라는 경쟁률로 마감됐다.

이같은 분당과 용인지역의 높은 청약경쟁률은 서울지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서 일부 ‘떴다방’이 분당이나 용인으로 몰린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경쟁률의 속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프리미엄 및 계약률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죽전지구에서 3월 분양한 포스홈타운의 초기 계약률이 80%를 겨우 넘어섰고, 계약을 남겨놓고 있는 현대와 대우는 이보다 계약률이 낮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포스홈타운의 모델하우스엔 수만명이 몰렸지만 현대와 대우의 모델하우스는 비교적 한산했다.

프리미엄도 하락하고 있다. 포스홈타운의 경우 초기 프리미엄이 1,000만~2,000만원을 형성했으나 현재는 500만원짜리 매물도 나와있다.

분당 백궁지역에 분양한 동양파라곤 32평형의 경우 호가 프리미엄이 4,000만원을 넘었지만 실제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대형 평형의 경우 거래부진에 시달리면서 미분양 물량을 걱정하는 업체도 부지기수다.

거래부진도 만만찮다. 용인 진솔공인 관계자는 “서울지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서 일시적인 반사이익을 누렸지만 지금은 그 효과가 거의 사라졌다”며 “2개월전보다 문의건수가 줄어든 것도 문제지만 매도 문의 또한 과거 20%선에서 80%선으로 늘어난 매도자 중심 시장이어서 거래가 무척 부진하다”고 말했다.

■ 초가삼간 태우는 격

때문에 분당과 용인 등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할 경우 심리적 영향으로 부동산시장에 동맥경화증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그동안 부동산시장의 과열분위기를 이끌어온 외환위기이후 주택공급 감소와 저금리, 정부의 부동산경기 부양책 등 3대 요인이 모두 사라졌다는 게 근거.

여기에 주택공급량이 최근 부동산 경기 활황을 타고 급격하게 늘어나기 시작했으며 금리도 지속적으로 인상 압박을 받고 있어 정부정책까지 불끄기에 가세한다면 부동산시장은 ‘트리플 악재’에 직면하게 된다는 것이다.

세중코리아 김학권대표는 “현 상황에서 부동산 경기에 급브레이크를 걸 경우 그 여파가 상당 기간 오래 지속될 것”이라며 “일부 ‘떴다방’을 잡기위해 경기 전반을 침체로 몰아간다면 빈대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고 말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대표는 “서울 강남권의 아파트 가격이 많이 하락했고 전세와 분양권 시장 모두 급속히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며 “주택시장은 불을 끄는 것보다 다시 지피는 것이 훨씬 어려운 만큼 신중한 접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혁기자

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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