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와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전 고문은 16일 충북 청주에서 열린 자민련 구천서(具天書) 충북지사 후보 선출대회에 함께 참석했다.두 사람은 이날 서울에서 오찬을 함께 한 뒤 김 총재의 승합차를 함께 타고 청주로 이동해 친밀감을 과시했다. 김 총재는 이에 앞서 ‘5ㆍ16 민족상’ 시상식에 한국미래연합 창당준비위원장 박근혜 (朴槿惠) 의원과 함께 참석해 ‘IJP 3자 연대’ 가능성을 보여줬다.
충북지사 선출대회에서 김 총재는 “어떤 정당이건 정체성이 분명해야 하고 이념을 기초로 한 정책이 뚜렷해야 한다”고 강조한 뒤 “한나라당은 나라 경제를 파산지경으로 만들어 놓고도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있다”며 한나라당을 집중 공격했다.
김 총재는 “배신하고 신의를 버린 사람은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며 자민련에서 한나라당으로 이적한 이원종(李元鐘) 충북지사를 비난했다.
이 전 고문은 “이번 지방선거는 대선의 전초전이므로 구천서 후보가 당선돼야 대한민국이 번영과 통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중심을 잡을 수 있다”며 “가치에 있어서뿐만 아니라 세력에서, 지역에서 중심을 잡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전 고문은 “한나라당은 대낮에 도청 집무실까지 들어가 남의 당 소속 지사를 회유ㆍ협박해 데려갔다”며 이원종 충북지사를 겨냥한 뒤 “구 후보의 당선은 자민련의 승리요, 우리 정치 장래를 위한 승리이므로 구 후보를 열심히 돕겠다”고 말했다.
사회자인 정우택(鄭宇澤) 의원은 “충청권이 낳은 금세기의 지도자”라며 이 전 고문을 추켜세웠고, 김 총재는 연설 도중에 “이 전 고문을 위해 다시 한번 박수를 보내자”며 박수를 유도했다. 김 총재와 이 전 고문은 행사장에서 나란히 앉았는데 5,000여 참석자들은 “김종필” “이인제”를 연호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두 사람은 서울 강남의 식당에서 칼국수로 오찬을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함석재(咸錫宰) 의원의 자민련 탈당에 대해 김 총재가 “정치가 이런 과정을 거쳐야 한다지만 해도 너무 한다”고 말하자 이 전 고문은 “정치가 망가져가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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