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자들은 지혜와 명철함을 따르지 아니한다.’ 홍걸씨는 귀국 후 신촌의 친척집에 은거하는 동안 성경의 이 구절(잠언 1장7절)을 읽으며 자신의 잘못된 처신을 참회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홍걸씨의 변호인 조석현(趙碩鉉) 변호사는 16일 “홍걸씨가 솔로몬왕의 행적을 담은 이 성경 구절을 거듭해 읽었고 낙서하듯 옮겨 적기도 했다”며 “모든 일을 다 자신이 지혜롭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결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조 변호사에 따르면 홍걸씨는 14일 저녁 귀국 후 곧바로 서울 서대문구 대신동 친척집에 가 검찰 출두 때까지 2박3일간 머물렀다.
귀국당시 피로와 긴장감에 몸살기마저 있던 홍걸씨는 15일 아침 변호인과 면담하기에 앞서 1시간30분 남짓 성경을 읽었다.
또 대통령 가족과 평소 친분이 있던 목사를 불러 30분간 기도시간을 갖는 등 심리적 안정을 찾느라 애를 썼다.
조 변호사는 “홍걸씨는 형(홍일·홍업씨)들 가족과도 전화하고 싶어했으나 내가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며 만류해 부모와만 두세차례 통화했다”고 전했다.
홍걸씨는 특히 15일 오전 어머니 이희호(李姬鎬)씨와 1분 남짓 통화할 때는 북받치는 감정에 눈물을 흘렸으며 전화를 끊고는 한참 동안 성경을 읽은 후에야 감정을 추스렸다.
홍걸씨는 언론 등을 통해 드러난 최규선(崔圭善)씨의 행태에 대해 ‘정말 그랬을까’하는 다소 놀라워하는 반응을 보였지만 최씨를 특별히 원망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고 조 변호사는 전했다.
나중에 홍걸씨는 “구속될 각오를 해야 한다”는 변호사의 다짐에 “처분에 따르겠다.
있는 그대로 조사받겠다”고 답하는 등 마음의 정리가 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소환시간이 기대했던 오후2시에서 오전10시로 당겨짐에 따라 변호인 면담이 충분치 못한 것에 대해서는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16일 아침 일찍 일어난 홍걸씨는 30분간 기도를 한 뒤 빵과 우유 등으로 아침상을 받았으나 거의 먹지 못했다.
노원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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