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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수행프로그램 다양…"내안으로 여행을 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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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수행프로그램 다양…"내안으로 여행을 떠나요"

입력
2002.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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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선(參禪) 일변도였던 불교의 수행 프로그램이 일반 불자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해지고 있다.최근 일반인들이 현대 사회의 스트레스에 찌든 마음의 평안을 얻기 위해 수행에 관심을 보이면서 그 수요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불교 1번지’인 서울 조계사는 지난달 종로구 견지동 포교원 건물 4층에 일반 불자를 위한 전문 수행원을 새로 열었다.

참선반 염불반 간경(看經)반으로 구성된 수행원에는 현재 450여명의 불자들이 일주일에 한 번, 2시간씩 참가해 수행교육을 받고 있다.

참선반의 경우 평일 오전ㆍ오후, 토요일 오후 등 3개 반으로 짜여 300여명이 조계사 무각 스님의 지도 아래 선의 의미와 자세, 화두 구하는 법, 마음 다스리는 법 등을 배우고 있다.

두드러진 변화는 과거 일반 불자의 경우 법회에 참가하면서 맛보기에 그쳤던 참선 염불 간경 과정을 수행의 한 방편으로 전문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

조계사 관계자는 “법회에서는 뭔지 모르고 염불, 간경을 따라 하곤 했던 불자들에게 수행의 정수를 깨닫게 할 수 있다”며 “최근 참가자가 늘어나고 있어 연말까지 1,000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경기 양평 소리산에 있는 법왕정사는 절하기를 중요 수행법으로 내세우고 있다.

5일부터 시작한 ‘백만불자 108배 만일결사’에는 불자 700여명이 참여해 절을 찾지 않고도 일상생활에서 매일 108배를 하면서 수행 중이다.

‘절을 기차게 잘하는 법’이라는 책을 내기도 한 청견 스님은 “모든 것을 부처님께 맡겨 새롭게 태어나자는 오체투지(五體投地ㆍ불교에서 하는 큰 절)는 호흡을 잘 맞춰 하면 몸이 가벼워지고 정신을 맑게 해줘 현대인에게 꼭 맞는 수행법”이라고 소개했다.

서울 용두동의 보리수선원, 경기 남양주시의 봉인사 등은 2~3년 전부터 남방 불교 수행법인 위빠사나(Vipassana) 교육을 선보이고 있다.

화두를 붙잡고 수행하는 한국의 전통적인 간화선(看話禪)과 달리 위빠사나는 좌선(坐禪)뿐 아니라 행선(行禪)ㆍ호흡 등을 적절히 배합해서 지루함을 덜어주기 때문에 초심자도 접근하기 쉬워 인기를 얻고 있다.

조계종 관계자는 “불교가 수행을 강조하는 종교인데도 스님이 아닌 재가자는 깨달음을 얻도록 하는 마땅한 수행 프로그램이 없어 개인의 안위만 기도하는 기복신앙에 치우친 측면이 컸다”며 “각 사찰별로 일반 불자를 위한 수행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불자들이 조계사 설법전에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화두를 가지고 좌선을 하고 있다.

김영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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