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입장권 판매가 판매대행사인 영국 바이롬사의 잇단 약속 불이행으로 파행을 빚고 있다. 이에 따라 15일부터 시작된 월드컵 실물 입장권의 현장판매가 이틀째 차질을 빚었다.16일 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에 따르면 바이롬사는 15일 6,400매의 월드컵 국내경기 입장권을 전국 10개 입장권 교부센터에서 판매하기로 조직위와 합의해 놓고 이를 이행하지 않아 이날 한장도 판매하지 못했다.
16일에도 바이롬사가 당초 약속한 6,937매 대신 5,206장만을 컴퓨터발권 시스템을 통해 보내와 전날 예약 신청을 한 사람(2,835명)외에 2,371명에게만 티켓을 팔고 나머지는 돌려 보냈다.
바이롬사의 하이메 바이롬사장은 서신을 통해 “입장권 인벤토리(좌석현황)를 영국 맨체스터 본사에서 도쿄의 TPC(티켓처리센터)로 보내는 과정에서 기술적인 문제로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바이롬사가 운영하는 티켓 판매 인터넷사이트(fifatickets.com)도 잦은 접속 불량과 오류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티켓 구입을 위해 최근 사이트에 접속했다는 조모(31)씨는 “오류 메시지가 떠 몇차례 더 클릭했더니 카드결제가 2,700달러(약 340만원)나 나왔다”며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이와 비슷한 내용의 메일이 조직위 게시판에 수십건 올라와 있다.
더 큰 문제는 국내 경기만 26만매의 입장권이 남아 있는데도 바이롬사가 인터넷 사이트에 3만2,000매만 올려 놓고 있다는 점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바이롬사가 잔여 좌석에 대한 전산 작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남은 표가 있어도 구입하지 못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바이롬사는 월드컵 입장권 및 숙박문제에 대한 전권을 부여받은 컨설팅업체. 그러나 정식 직원이 3명뿐이고, 고도의 전산작업이 요구되는 입장권 대행 업무를 처음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위 관계자는 “지난달 영국을 방문했을 때, 바이롬사는 임시직원을 동원해 좌석판매 현황을 수작업으로 하고 있었다”며 “어떻게 이런 회사가 FIFA의 거대한 업무를 대행하게 됐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분개했다.
박진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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