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母)교회인 향린교회에서 분가해 신자수가 200여명에 불과한 강남향린교회가 또 다시 인근 지역에 교회를 분가하기로 해 화제가 되고 있다.서울 송파구 송파동에 자리잡은 강남향린교회(담임목사 김경호)는 재적인원 200여명, 매주 출석인원이 120명에 불과한 작은 교회.
1993년 향린교회(담임목사 홍근수) 창립 40주년을 맞아 교인 12명으로 분가해 나온 이 교회가 설립 9주년을 맞아 최근 소속 교인 88%의 지지로 분가선교안을 확정, ‘작은 교회’의 정신을 이어나갔다.
분가선교는 모교회든 분가한 교회든 일정한 규모가 되면 재분가하도록 한 향린교회의 전통에서 비롯됐다.
“교인 수가 늘어나면 서로 간의 관계가 단절되고 선교활동 등에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주인의식이 희박해진다. 교회는 작은 교회일수록 좋다는 것이 사도행전의 가르침이다.”
향린교회는 이 같은 이유를 들어 적정수의 교인을 가진 ‘작은 교회’를 지향해 왔다. 교인이 많아야 지역사회와 해외 선교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대형교회의 논리와는 상반된다.
새 교회는 분가 시점을 기준으로 강남향린교회 인원의 15%, 재산의 20%를 기본자산으로 출발하게 된다.
93년 당시 향린교회 부목사였던 김경호 목사가 12명의 교인과 함께 강남향린교회를 세웠고, 김 목사가 또 다시 2004년까지 인근 송파동에 새로운 교회를 지어 나가는 것이다.
김 목사가 떠나는 빈 자리는 외부 목사를 초빙해서 채우기로 했다.
대형교회도 새로운 교회를 세우기는 하지만 동등한 개체로서의 교회가 아니라 모교회가 재정과 목사 인선 등을 통제하는 분점 형태의 지(枝)교회였다.
반면 강남향린교회는 양적 성장으로 치달을 수 있는 시점에 곧바로 소형 교회로 분리함으로써 ‘작은 교회’를 실천적으로 보여줬다.
특히 재정이 넉넉치 않아 한 빌딩의 4,5층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는 강남향린교회의 결단은 목사세습 문제 등 양적 성장에 치중해온 일부 대형교회의 모습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새 교회는 강남향린교회에서 10㎞ 이내에 세워진다.
두 교회는 교회네트워크 위원회를 만들어 효율적인 지역사회 선교를 하기로 했으며 시민운동과 교회의 강단교류 및 연구도 공동으로 진행해나갈 예정이다.
김 목사는 “이상적인 초기 교회의 모습은 원시공동체적 특성을 지니고 있었다”며 “이번 분가선교안은 양적 성장일변도의 ‘성장병’에 걸려 있는 한국 교회에 선교 및 성장의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향린교회는 사실상 종신직으로 되어 있는 담임목사의 임기제(6년ㆍ한차례 중임 가능)를 도입하는 등 민주적인 교회운영을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김영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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