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들이 회원의 70~80%가량을 신용등급상 최하위로 분류해 연간 23~25%대의 높은 현금서비스 수수료를 물리는 등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카드사들이 올 1월 시민단체의 거센 반발에 밀려 현금서비스 수수료율과 연체이자율을 1.5~2.0% 인하한다고 밝혔지만, 그 혜택은 극소수 우량회원에게만 돌아가는 생색내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이성헌의원(李性憲ㆍ한나라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총 6단계의 신용등급을 통해 현금서비스 수수료를 14~23.8%를 차등적용하고 있는 LG카드는 회원 1,725만명중 68.6%인 1,183만명을 6등급으로 분류, 23.8%의 수수료를 적용하고 있다.
이 회사는 1등급(수수료 14%)은 전체의 1.68%인 29만명, 2등급(16.2%)은 2.49%인 43만명, 3등급(18.2%)은 3.3%에 그친 57만명, 4등급(20.1%)은 8.23%인 142만명, 5등급(22%)은 15.7%인 271만명이었다.
삼성카드도 전체회원의 86.2%인 1,248만5,000명을 가장 낮은 등급인 5등급으로 분류해 23.8%의 수수료를 받고있다.
삼성카드가 10%대의 수수료를 물리고 있는 등급은 1~3등급(14.2~19%)뿐이며, 1등급은 25만7,000명(전체의 1.77%), 2등급 44만7,000명(3.09%), 3등급 56만5,000명(3.9%)으로 이를 모두 합쳐도 전체의8.76%에 불과했다.
또 외환카드는 전체회원의 83.4%인 536만8,890명을 가장 낮은 등급인 6등급으로 매겨 25.23%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국민카드도 비슷한 방식으로 분류해 회원의 80.3%인 937만9,000명을 신용의 바닥상태를 의미하는 5등급으로 책정, 23.2%의 수수료를 챙겨받고 있다.
카드업체 관계자들은 “1등급 고객은 대부분 기업체 회장, 사장이 많으며, 봉급생활자들은 대부분 가장 낮은 등급에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김병태 여신전문금융감독팀장은 “신용카드사들이 회원의 절대다수를 최하위등급으로 분류, 이들이 차등수수료의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 금융연구원에 용역을 준 업종별 수수료 원가분석 자료가 이달말 나오는대로 적정수준으로 내리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의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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