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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미술관 개관기념 상설전…천경자의 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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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미술관 개관기념 상설전…천경자의 혼

입력
2002.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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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 중구 서소문동 옛 대법원 자리로 신축 이전하는 서울시립미술관(본보 10일자 28면 보도)이 개관 기념 상설전으로 ‘천경자의 혼’을 마련했다.그 이름만 들어도 떠오르는 그림 속의 신비롭고 환상적인 남방 여인의 이미지, 카리스마 넘치는 화풍의 천경자(78) 화백은 1998년 미국으로 이주해 뉴욕에 거주하고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의 상설전은 95년 호암갤러리에서 열린 대규모 회고전 이후 그의 그림을 접할 기회가 없었던 팬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천 화백은 미국 이주 직후인 98년 11월 일시 귀국해 서울시립미술관에 자신이 소장하고 있던 채색화와 스케치 등 93점을 모두 기증했다.

뉴욕에서 큰딸과 살고 있는 그는 노령으로 인한 건강 문제로 작품활동은 물론 외부 접촉마저 삼가고 있는 상태.

서울시립미술관도 개관에 맞춰 그를 초청하려 했으나 성사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도쿄여자미술전문학교를 졸업하고 1946년 첫 개인전을 연 이래 수많은 전시는 물론 지구를 몇 바퀴나 돌면서 쓴 해외여행기와 수필, 자서전 등 글로도 필명을 날렸던 천 화백은 한국화단의 ‘영원한 연인’으로 불린다.

유준상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재(才)와 지(知), 그리고 고향의 땅에 서려 있는 한(恨)에서 비롯된 그의 예술세계는 한국미술사의 예술연대로 추적할 때 한 나라의 큰딸, 또는 분명한 개성의 누님”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2층에 천경자실을 따로 마련하고 그의 작품을 전시한다.

자전적 채색화(6점) 자화상(7점) 이국 여인의 모습을 담은 인물화(7점) 드로잉(9점) 도안화(2점)과 해외여행에서 얻은 채색풍물화(29점) 스케치풍물화(26점) 문학기행화(7점)이다.

학창시절부터 90년대까지 60여년간 꿈과 환상, 동경과 정한 어린 ‘화려한 슬픔’의 세계를 산 천 화백 활동의 전모를 볼 수 있다. 문의 (02)2124-8800

하종오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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