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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주기자의 컷] '집으로…'의 거짓말 그리고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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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주기자의 컷] '집으로…'의 거짓말 그리고 진실

입력
2002.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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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다마. ‘집으로…’의 김을분 할머니가 또 다시 화제다. 그러나 이번에는 걱정이 동반된 화제다. 할머니가 너무 유명해져서 고향을 떠나게 됐다는 것,‘제2의 영자’가 될 지도 몰라 가족들이 걱정하고 있다는 것. 사람들은 걱정에 더해 분노를 표한다.

영화제작사인 튜브픽쳐스는 15일 홈페이지에 “할머니 안전을 최대한 배려해왔고, 앞으로 더욱 그러하겠다”는 내용의 공식 입장을 올렸다. 구체적인 것은 없다.

이어 인터넷에 할머니 처지를 편지로 올린 손녀딸이 또 다시 등장했다. “영화사가 신경을 많이 썼는데, 몇 가지를 잘 모르고 일방적으로 올려 죄송하다”고 .

설왕설래. 많은 루머들이 나돌고 있다. “김 할머니 이전에 다른 할머니가 영화를 찍다 죽었다”는 끔찍한 소문이 영화사의 간담을 서늘케 하고(홈페이지에는 ‘할머니의 죽음을 애도한다’는 글까지 올랐다), “이번 사태가 돈 때문일 것”이라는 추측이 또 다시 관계자들을 화들짝 놀라게 한다.

홈페이지에는 또 “이정향 감독은 왜 반응이 없냐. 감독이 무슨 반응을 보여야 하는 것 아니냐”며 감독마저 도마에 올린다.

견물생심. 손녀는 편지에서 “해외영화제에 출품할 문예영화를 찍는다고 해서 할머니가 출연 것”이라며 이렇게 상업 영화가 될 줄은 몰랐다고 했다.

영화는 처음에는 상업성이 없어 다른 영화사에서 ‘퇴짜’를 맞기도 했고, 실제로 문예영화 수준으로 끝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영화는 흥행 가능성이 보였고, 어느 영화보다 제작비 대비 마케팅 비용이 큰 상업 영화가 됐다.

이율배반. 영화란 소설과 마찬가지로 원천적으로 거짓말이다. 감독과 배우의 거짓말이 더욱 기가 막힐수록 관객들의 감동 지수는 올라간다.

그러나 영화 속 할머니는 평화롭되, 현실의 할머니는 세파에 휘둘린다. 모든 걱정도, 비난도 영화의 감동에서 출발했다.

감동적인 영화에는 이런 경고문을 붙여야 할 것이다. ‘지나친 감동은 진실을 헤치거나 손상할 수 있습니다’. 컷!

/박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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