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자치부가 월드컵 붐 조성을 꾀한다는 명목으로 공무원들이 근무시간에 방영되는 월드컵 관련 TV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는 공문을 일선 지방자치단체 내려보내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15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행자부는 “월드컵 붐 조성을 위해 4~6월 TV 방송사별 관련 프로그램을 알려드리니, 전 공직자들이 시청하도록 하고 특히 비서가 있는 국장 이상의 방은 비서 책임 하에 TV를 켜놓을 수 있도록 조치해달라”는 내용의 ‘월드컵 관련 TV방송 시청 협조’ 공문을 지난달 16일 일선 시ㆍ도에 보냈다.
이 공문은 6월말까지 매주 월~금요일 낮 12시20분~오후 2시 방영되는 프로그램 등 8개의 프로그램을 소개해 놓고 있는 등 사실상 근무시간 TV시청을 종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가 이 같은 공문을 지난달 26일 25개 일선 구청과 전부서에 내려보내는 등 전국 자치단체에 같은 공문이 전달됐다.
이에 대해 일선구청 관계자는 “월드컵 붐 조성도 좋지만, 지방선거 준비 등 일거리가 쏟아지는 요즘 근무시간에 TV를 시청하도록 공문까지 내려보내는 것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며 “공문에 따라 TV를 켜 놓고 있지만 보는 직원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정영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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