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어디서 뭘 했을까….’ 김홍걸(金弘傑)씨가 14일 저녁 극비 귀국 후 검찰 출두도 미룬채 이틀째 잠행한 데 대해 갖가지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일각에서는 홍걸씨가 최규선게이트 관련자 등과 입을 맞추는 등 검찰 조사에 대비한 작전회의와 도상연습을 했다는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어 사실 여부에 따라 또 다른 파장이 예상된다.
■ 홍걸씨, ‘안가’서 작전회의?
15일에도 홍걸씨의 행적은 일절 드러나지 않았다. 변호인인 조석현(曺碩鉉)변호사는 이날 오전 11시30분께 검찰 출입기자들과의 전화통화에서 “홍걸씨가 긴장과 허탈감으로 피로가 누적된 데다 여독도 풀리지 않아 아직 자고 있다”며 “변호사 면담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15일 밤 취재진의 추적을 따돌리고 종적을 감춘 그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홍걸씨가 이미 수차례에 걸쳐 출두 후 예상되는 여러 상황에 대비, 변호인 등의 조언을 들어가며 ‘진술 훈련’과 작전회의를 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장소는 정부기관의 안가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와 관련 여권의 고위인사는 이날 “홍걸씨는 그에게 그리 낯설지 않은 장소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이 같은 추측을 뒷받침했다.
법조계의 한 인사는 “홍걸씨는 검찰 조사에서 최대한 유리한 입지를 만들기 위한 사전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을 것”이라며 “사건 관련자 중 구속되지 않은 사람들(김희완·金熙完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과 만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 변호사의 행적도 미심쩍어
홍걸씨 변호인의 석연치 않은 언행도 의혹을 키우고 있다. 조 변호사는 14일 오후 홍걸씨가 이미 미국을 떠난 후에도 “미국에 있는 지는 잘 모르겠다”고 둘러댄 후 15일 새벽까지 의심쩍은 행보를 거듭했다.
조 변호사는 이날 오후6시께 서울지검 기자실에 갑자기 나타나 15일 출두가 어려운 사정을 설명한 뒤, “저녁 9시까지는 신문을 훓어 보겠다”며 인근의 자신의 사무실로 향했다. 그러나 곧바로 사무실을 뛰쳐 나와 밤 늦게까지 자신의 가락동 올림픽선수촌아파트 집과 강남의 술집, 동대문시장 등을 돌아다니며 취재진을 따돌렸다.
결국 그는 밤12시40분께 동대문시장 두산타워에서 뛰어나와 택시를 탄 뒤 중랑교 쪽으로 사라졌다. 조 변호사의 이 같은 행적은 취재진과 시민들의 시선을 따돌리고 홍걸씨와 합류하기 위한 작전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 곱지않은 시선들
참여연대 투명사회팀 이재명(李在明) 팀장은 “몰래 귀국해 검찰 요구에 응하지 않고 바로 출두하지 않은 태도가 대통령 아들이라는 특권의식으로 비친다”며 “검찰 출두만큼은 보통사람과 똑같이 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경실련은 이날 성명을 발표, “검찰은 성역 없이 조사해 법적 원칙에 따라 처리해야 하고 대통령은 아들 관리 실패로 인한 국가적 혼란 상황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홍걸씨가 머문 미 LA의 한인단체 등은 “홍걸씨가 귀국 전에 최소한 한 마디 사과는 했어야 했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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