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세 어머니 굶겨 숨지게…아들-며느리 누가 더 책임?

어머니가 굶어 죽었다면 아들과 며느리 가운데 누구의 책임이 더 클까.서울지법 의정부지원 형사합의1부(姜載喆ㆍ강재철 부장판사)가 가정의 달인 5월 들어 이 문제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1월 경기 고양시 일산구 지영동 허름한 주택 작은 방에서 76세 노파가 굶어 숨진 채로 발견됐다. 이 노파는 아들(45)과 며느리(42), 손녀 3명과 함께 살고 있었고, 부검 결과 사망 당시 체중이 20㎏, 위와 장은 텅 비어 있었다.

수사단계에서 경찰은 아들과 며느리를 모두 존속유기치사 혐의로 입건한 뒤 아들을 구속하겠다고 검찰에 품신했다.

그러나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아들은 낮에 일하러 나가지만 며느리는 가사를 돌보는 전업주부로 시어머니를 돌봐야할 책임이 더 컸다”며 수사단계 때와 마찬가지로 며느리는 구속, 아들은 불구속 상태로 기소했다.

반면 아들과 며느리의 변호인은 재판 과정에서 주변 사람들을 증인으로 내세워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원초적으로 갖고 있던 성격 차이에서 오는 문제를 부각시키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검찰은 아들에게 징역 5년, 며느리에게 징역 7년을 구형하고 일단 공을 법원으로 넘겼다. 재판부의 판단이 주목된다.

이영웅기자

yw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