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대표팀 부동의 스트라이커 황선홍(34ㆍ가시와 레이솔)이 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에서 승부를 결정지을 조커로 활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이 같은 전망은 본선 1차전 상대인 폴란드전에 대비한 가상경기로 규정한 16일(부산ㆍ오후 8시) 스코틀랜드와의 평가전에 히딩크 감독이 이천수(울산)-설기현(안더레흐트)-박지성(교토) 트리오를 선발 출전 시키겠다고 선언한 뒤 나왔다.
그동안 황선홍은 어깨 부상에서 완쾌, 서귀포 전훈 동안 모든 전술훈련을 소화한 터라 선발 제외는 더욱 많은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다.
이에 대해 히딩크 감독은 “스코틀랜드전서 황선홍을 후반에 교체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말은 폴란드전을 가상한다면 히딩크 감독이 경기 시간대별 전략까지 모두 수립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좌ㆍ우 측면공격수로 이천수와 박지성이 선발로 나선 것은 히딩크 감독이 후반에 승부의 초점을 두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즉 기량과 체력면에서 한 수위인 폴란드를 상대해야 하는 한국은 전반에 두터운 수비로 실점을 막은 뒤 후반에 승부를 내겠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것.
중국전에 선발 출장한 공격형 미드필더 윤정환(세레소 오사카) 대신 몸싸움에 능한 유상철(가시와)을 내세운 것이나 돌파력이 좋은 이영표(안양) 대신 수비력 있는 이을용(부천)을 윙백으로 중용하고 있는 것도 본선의 중점과제가 수비임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결국 후반에 해결사로 나서야 할 적임자가 황선홍의 몫이라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히딩크 감독 역시 2-0 완승을 거뒀던 3월 핀란드전을 모델로 삼는다. 당시 이천수 설기현 차두리 등 젊은 선수들을 공격 선발로 내세웠던 히딩크 감독은 후반에 황선홍 최용수 윤정환 등 노련한 선수들을 투입,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다.
후반 41분과 43분 연속골로 승부를 결정지었던 황선홍은 해결사로서의 기대를 더욱 높이고 있다. 신문선 SBS 해설위원은 “체력적인 부담을 안고 있는 황선홍이 골 결정력을 극대화하려면 조커로 뛰는 것이 더 낫다”며 ‘황선홍 조커론’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 당시 네덜란드전서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0-5로 대패한 원인도 결국 수비 위주의 경기운영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정종덕 SBS 해설위원은 “전반부터 전력을 다하지 않는다면 본선의 승리를 기대할 수 없다”며 “왕복달리기 138회를 기록할 만큼 체력에 자신을 보이고 있는 황선홍을 최소 60~70분 정도는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A매치 49골을 기록중인 황선홍이 스코틀랜드전 후반에 개인통산 50골을 작성해 히딩크 감독의 시간대별 전략에 더욱 힘을 싣게 될지 주목된다.
부산=이왕구·이준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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