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종 대장주인 엔씨소프트 주가가 게임등급 규제라는 복병을 맞아 주춤하고 있다.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리니지’에 등급규제가 소급 적용되면 국내 매출이 50% 이상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 원인. ‘게임 등급’의 영향에 대한 투자자들의 궁금증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문화관광부 산하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온라인 게임 등급 분류’의 가장 큰 논란거리는 PK(플레이어 킬러) 시스템에 대한 규제. 영등위는 ‘저항하지 못하는 인격체에 대해 연속적으로 행해지는 폭력묘사’, 즉 PK시스템에 대해 18세 이상 이용가 판정을 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18세 이용가 판정을 받은 게임은 PC방 서비스 등에 제한을 받을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리니지를 포함한 거의 모든 온라인게임은 이러한 PK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어 게임을 출시할 때마다 사전 심의를 받을 경우 업체들의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LG투자증권 이왕상 연구원은 “PK시스템 규제는 게임의 본질과 개발자의 상상력을 막는 것으로 불합리한 점이 많아 온라인 게임 업체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고 아직 개정안의 내용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게임주에 리스크 요인이 발생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리니지의 경우 기존 게임물 등급분류 기준에 따라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사후 심의를 받았기 때문에 다시 영등위의 심사를 받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또 21일부터 미국 LA에서 개최되는 게임전시회 ‘E3’에 3차원(3D) 온라인 게임인 ‘리니지2’를 선보이기로 하는 등 새 게임 출시와 함께 적극적인 영업망 확대를 통한 수익성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특히 올 1분기 실적 내용을 분석해보면 원가율이 낮은 PC방 매출 비중은 하락한 반면 비용부담이 없는 해외로열티 수입과 수출이 급증하고 있어 게임등급 규제에 따른 영향을 희석시키고 있다.
한빛증권 박은정 연구원은 “엔씨소프트가 국내 시장보다는 중국 등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고, 정통부 및 업계와의 협의과정에서 규제가 완화될 가능성도 있다”며 “하지만 수익성 하락 리스크는 분명한 만큼 게임물 등급분류 기준 개정안 시행일인 6월1일 이전까지는 주가 약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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